영상경기 침체 닥치는데 항공사들 “뾰족한 대안 없다”
대한항공·아시아나·제주항공 “뚜렷한 대책 없어”
“기름 비싸 비축도 안 돼”
입력 : 2022-07-05 06:00:10 수정 : 2022-07-05 06:00:1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고유가·고물가 등으로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세계가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그룹은 일찌감치 경기하향세에 대비하기 위해 글로벌 경영전략 새 판짜기에 나섰다. 이에 반해 이제 막 기지개를 켠 항공사들은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은 물론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저비용항공사(LCC) 대형항공사(FSC) 할 거 없이 국내 항공사들은 다가올 경기 침체에 뚜렷한 대응책을 꾸리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B2B(기업 간 거래)를 하는 제조업체들과 달리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여서 미리 부품을 조달하는 등 공급망이나 거래선을 확보하기 어렵다. 
 
다만, 항공사들의 운영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항공유인 만큼 유가가 낮을 때 미리 기름을 사두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고유가가 장기화하면서 이마저도 현실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가 장기화되다 보니 미리 사놓은 기름도 다 쓴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당장 기름을 비축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 사놓은 기름이 싼 건지 다음 달에 살 기름이 쌀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대응이 없는 상황”이라면도 “경기 침체가 와도 분명 여행을 가는 사람은 있지만, 침체가 장기화되면 여행 심리 자체가 위축되는 경우가 있어 항공업계는 이걸 걱정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21일 오후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저유가였던 2020년과 2021년에 항공유를 비축해뒀지만, 지난 5월부터 하늘길이 열리면서 비축해놓은 기름도 동이 난 상태다. 그렇다고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름을 미리사둘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대한항공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월 회사가 항공기 연료로 매입한 금액만 7092억 8700만원이다. 이는 대한항공 1분기 매출(2조8052억원) 1/3 수준에 이르는 금액이다.
 
특히 항공권 운임 총액에서 40%를 차지하는 유류할증료는 전달 싱가포르 항공유(MPOS) 현물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지난 6월 MOPS는 배럴당 164.29달러로, 132.96달러였던 5월 대비 23.6%나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 달 1만7600원인 국내선 유류비는 이달 1만9800원으로 올랐고 국제선도 미주 편도 기준 27만9500원에서 이달 32만5000원으로 상승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언제 어느 수준으로 올 지 예상할 수 없다”면서 “경기 침체가 왔을 때 항공사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항공권 가격 조정 정도가 다 일 것”이라고 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됨에 따라 긴축 전환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3.9% 내년은 2.8%로 전망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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