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권력투쟁에 '분당설' 무성…현실성은 '글쎄'
국민의힘, 이준석 '윤리위 징계' 결정 후 분당·창당 가능성 대두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선출' 후반이재명 중심의 분당론 제기
입력 : 2022-07-05 16:49:41 수정 : 2022-07-05 16:49:4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권력투쟁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자 정치권에선 탈당·분당설이 난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징계를 받을 경우 탈당, 독자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쥘 경우 반이재명 전선을 중심으로 이 대표와 극한의 대립을 벌인 끝에 분당 수순을 밟게 되리라는 관측이다. 다만 우리 정당사에서 3지대 정당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나온다.
 
5일 정치권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과 관련해 '플랜 B'로 탈당·분당설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가 성접대 의혹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상태다. 최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이 대표의 지시로 성접대 의혹의 제보자를 만났다는 이유로 징계 개시 통보를 받았다. 이 대표의 징계도 사실상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관건은 징계 이후 이 대표의 행보다.
 
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지원 전 국장원장도 4일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이 대표의)운명이 지금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다”며 "죽어도 살아도 당당하게 해야 한다. 제가 볼 때는 '굉장히 헝그리하다', '굉장히 밀려간다’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당, 저는 당장에는 안 되더라도 총선을 앞두고는 총선 출마자가 많기에 공급처가 생긴다고 본다”며 "어떻게 됐든 저항하면서 자기의 길을 간다"고 관측했다. 이 대표가 윤리위 정국에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과의 갈등이 극한에 달할 경우 제3지대 정당 창당 등으로 독자 노선을 걸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과 연대해 비윤(비윤석열) 노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쥐면 친문 등 반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전선이 짜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에 대한 비토 정서가 본격 부각될 경우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광주에서 "대선과 지방선거의 책임자로서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 의원이 출마하면)당이 굉장히 혼란스럽다"며 "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민석 의원도 지난달 28일 이 대표의 당권 도전과 후 친문 반격을 고염두에 둔 듯 "이대로 가다가는 당이 분열하거나 쪼개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정치권에선 진영논리에 휩싸인 여야의 극단적 분열을 종식하자는 중도주의 정치세력의 존재감 등으로 분당과 창당 가능성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여권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당권 장악 및 여소야대 정국을 타개하려는 일환에서 이런 움직임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공교롭게 윤 대통령은 '창당 전문가'인 김한길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을 중용하고 있다. 김 위원장 주도의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힘을 얻는 배경이기도 하다. 정치권 복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최근 민주당 비문계 등을 접촉하면서 정계개편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노웅래 민주연구원장까지 만났다는 말이 나온다"며 "김 위원장이 이른바 '창당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전후해 극심한 내분을 겪을 때 여야의 일부 세력을 규합하려는 생각이 있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분당·창당설에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분당·창당설은 정치 브로커들이 퍼트리며 작당질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분당·창당을 하려면 세력이 형성돼야 하는데 민주당은 지금 그런 수준이 아니다"라고 같은 기류의 발언을 했다. 분당·창당설은 김모 전 의원, 이모 전 보좌관, 박모 연구원 등 정치권 관계자들 중심의 시나리오라는 게 이들 반박의 근거다.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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