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이 성장이다②)새로운 '데스밸리'된 규제…"이번 정부는 다르다?"
"개혁의지 좋지만, 거버넌스는 그대로…힘 있는 콘트롤 타워 있어야"
입력 : 2022-08-04 06:01:00 수정 : 2022-08-04 06:01: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데스밸리가 하나 더 만들어졌습니다. 그게 바로 규제입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벤처·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협·단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규제'를 기업성장을 가로막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데스밸리(Death Valley)란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깊고 건조한 지역으로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3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창업·벤처 정책나눔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에 자금조달과 시장 진입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이 장관의 발언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가운데 혁신을 주도해야 할 신산업이 기존 규제라는 장벽에 막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지난 정부에서도 규제신문고, 규제차등화, 옴부즈만, 규제영향 분석 제도 등을 통해 규제개선에 힘써왔지만 아직까지도 국가경쟁력을 감안해 경쟁국과 비교해보면 국내는 규제수준이 높고, 경직돼 있다는 사고가  기업가들 사이 팽배하다. 
 
이번 정부는 다를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석열정부 임기 내내 규제혁신을 지속해하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최근 열린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규제개혁은 한 두번의 이벤트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5년 내내 추진해야 하는, 국가의 미래가 달린 과제"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50개 관련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규제개혁 강도를 비교하자면 이전 정부 대비 2~3배 이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기부가 범부처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내 '현장애로 해소반', '신산업 규제반'의 공동주관 부처로, 조주현 중기부 차관이 공동대책반장을 맡고 있다"면서 "차관이 대책반장인 사례는 별로 없어 (정부의 의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벤처 및 스타트업계 관계자들도 이같은 정부 행보에 주목하며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규제 개선 및 혁파는 이들에게 이미 '해묵은' 희망사항이다. 한 관계자는 "모든 정부가 규제 혁파를 외쳐왔지만 아직도 국내 규제는 선진국에 비해 과도한 것이 많다"면서 "이번 정부는 혁신의 의지가 남다른 것 같다"며 기대를 표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삼성 갤럭시가 애플 아이폰을 벤치마킹하고 따라가면서 결국 전세계 1위로 오르지 않았냐"면서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에 있는 규제에 대해서는 일단 선진국을 따라 없앤 다음, 후발주자로라도 빨리 따라가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현지화 시켜야 한다"면서 규제개혁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규제개혁 거버넌스가 이전 정부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벤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의지는 강해보이지만, 거버넌스는 이전 정부와 다를 바 없다"면서 "규제 관련 콘트롤타워가 공정위 수준의 결정권이나 권한, 기능을 가져야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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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라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