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국민의힘 '비대위' 닻 올렸다…위원장에 5선 주호영
국민의힘 전국위, 주호영 비대위원장 임명안 '가결'…이준석 반발 등 내홍 수습에 직면
입력 : 2022-08-09 18:00:00 수정 : 2022-08-09 21:39:45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의장 서병수)가 9일 5선의 주호영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비대위 닻을 올렸다. 비대위는 당의 정상화를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 새 지도체제를 꾸릴 예정이다. 주 위원장에겐 비대위 출범에 반대하는 이준석 대표의 반발을 수습하는 게 첫 과제로 주어졌다.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벌어지는 당권주자들과의 신경전도 봉합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전국위를 열고 주호영 비대위원장 임명에 관한 건을 최종 의결했다. 비대위 전환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앞서 전국위가 이날 오전 권성동 원내대표도 당대표 직무대행 권한으로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한 당헌 개정안을 가결하자, 권 원내대표는 곧바로 주 의원에게 비대위원장 직을 제안했다. 주 의원이 "당과 나라 발전에 헌신할 것"이라며 이를 수락하자, 오후 2시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임명안을 추인했다. 그리고 다시 전국위를 소집, 주 비대위원장 선임에 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이를 가결했다. 이와 함께 이준석 대표 등 전임 지도부는 자동 해임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사진=뉴시스)
 
주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전환키로 결의한 이후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꼽혔다. 당내 최다선(5선)이며 원내대표 등 두루 당직을 역임한 데다 계파색이 옅고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출신인 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온건파의 합리적이고 무난한 성격도 배경이 됐다. 주 위원장은 판사 출신으로,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21대 총선까지 내리 대구 수성구에서 당선됐다.(17~20대 수성을, 21대 수성갑). 이명박정부에서 특임장관을 맡은 친이계로 여의도연구원장과 바른정당 원내대표,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대표 권한대행 등을 지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주 비대위원장은 당내 최다선 의원 중 한 분으로 원내대표도 역임했기 때문에 당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며 "당과 윤석열정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6·1 지방선거 대승 직후 극심한 내홍에 빠진 당을 수습할 과제를 떠안았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후 이준석 대표 대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의 갈등이 노골화되고, 당권경쟁마저 촉발하면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서민경제가 3고 위기(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시름하는 가운데 권력투쟁에만 매몰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성접대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휘말린 이준석 대표가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당 중앙윤리위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중징계 처분을 받고,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 당대표"라고 한 문자가 유출되면서 갈등은 정점을 향해 치달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도 안 돼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로 추락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정당 지지도를 추월 당했다. 
 
주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의 반발에도 직면했다. 이 대표는 비대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고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절차적 하자 등을 지적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5일 상임전국위원회 직후 "무조건 가처분신청을 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도 "가까운 시일 내에 가처분신청을 제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선 내년 초에 전당대회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지금까지 당이 했던 걸 보면 그조차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법적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의원총회 추인-최고위 의결-상임전국위 의결-전국위 의결 등의 순서를 통해 제기된 절차적 하자를 해소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당대회 시기와 비대위 존속기간은 당권경쟁 구도와 맞물려 민감한 현안이 됐다. 주 위원장은 "새정부 첫 정기국회 중에 여당에서 전당대회를 했던 적은 없었다"며 내년 초에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은 9월 조기 전당대회로 하루빨리 새 지도부를 뽑자고 주장한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병호

최병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