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에 인도장 만든다고?…중소·중견 면세점 '반발'
시범운영 검토중…주류·담배 빼고 화장품만 허용할 듯
"입국장 면세점 설치 취지 어긋나"…정부 "의견 종합적 검토"
입력 : 2022-08-09 16:00:00 수정 : 2022-08-09 16:00:00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이용객들이 오가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정부가 공항 입국장에 인도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소·중견면세업체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대기업과의 출혈 경쟁에 내몰릴 것이란 볼멘소리가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공항 입국장에 인도장을 시범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면세점들은 이용객들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해외 소비가 국내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생존에 위협 받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인도장은 시내·인터넷 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출국 또는 입국 시 받을 수 있도록 한 장소다. 지금까지는 인도장이 출국장에만 있어 면세품을 구매할 경우 입국 때까지 휴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입국장 인도장이 설치되면 시내 면세점에서 구매한 화장품을 해외 여행 기간동안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입국 시 건네 받게 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편의성이 높아지고, 침체된 시내 면세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따른다.
 
하지만 입국장 인도장은 현재 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운영 중인 중소·중견업체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행객의 면세품 휴대 편의를 도모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9년부터 문을 연 입국장 면세점 이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소·중견업체는 면세품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은데다가 시내면세점도 대기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시장 독식구조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관세청은 중소·중견업체의 반발이 거세자 인천이 아닌 김포, 제주, 무안 3개 공항에서 입국장 인도장을 시범운영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입국장 인도장에서 받을 수 있는 상품도 화장품만 가능하고 매출 효자 상품인 주류·담배를 뺄 전망이다. 
 
관세청은 표면상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입국장 인도장이 어떻게 운영될지는 우리나라 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나 다름없는 기획재정부에 손에 달렸다. 기재부가 관세청의 입국장 인도장에 대한 정책 실효성을 문제 삼으면 운영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기에 안심할 수 없다. 
 
입국장 면세업체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어려움이 가중된 와중에 입국장 인도장이 운영되면 중소·중견 업체의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업체에서는 입국장 면세 특허권 반납까지 거론한다.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는데 인도장을 만들면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게 의미가 없어진다"며 "일단 지방공항의 시범운영이 시작하면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려 할 텐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만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업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면세점 활성화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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