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처방 소극적…원스톱진료기관 이대론 안된다
원스톱진료기관 선정된 병·의원 찾는 것부터 난항
"모든 병원서 외래 진료 가능하게 의료 접근성 높여야"
입력 : 2022-08-10 16:00:00 수정 : 2022-08-10 16:00:00
 
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15만 1792명을 기록한 10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감염 비율이 5~6%에 달하는 가운데 코로나19 검사부터 처방까지 모두 수행하는 '원스톱진료기관'의 한계점이 포착된다. 전문가들은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기 어렵고, 일부 의료진의 소극적 처방으로 환자들이 약을 처방받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7월3주 재감염 추정 사례는 주간 확진자 중 6.59%에 해당하는 2만7713명으로 집계됐다. 7월4주 재감염 추정 사례는 주간 확진자의 5.43%에 해당하는 2만896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2주의 8895명(3.71%)에 비해서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당초 전문가들은 7월에 들어서면서 코로나19 재감염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얻은 자연면역이 통상 3~6개월 뒤 효과가 감소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대유행이 발생한 1~3월 사이 감염된 사람의 재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시점이 7월이었다. 
 
이에 코로나19 검사·진단·진료·처방을 모두 수행하는 원스톱진료기관의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의료 현장에선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로는 △공휴일과 야간 진료에 난항 △모니터링 한계 △의료진의 소극적 처방으로 약 처방 어려움 △원스톱진료기관 선정된 병·의원 찾기 어려움 △전국 원스톱의료기관 절반이 수도권에 밀집 등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교수는 "환자들이 원스톱진료기관에 선정된 병·의원을 찾기가 쉽지 않고, 찾아가더라도 약을 안 주는 곳도 있다"며 "의료진들이 개별 환자들의 투약기록과 기저질환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안 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도출할 수 있는 방안은 모든 병원에서 외래 진료가 가능하게 의료 접근성을 높여야한다"며 "특히 상급종합병원인 대학병원에서 처방이 처음 시작됐다면 그 경험이 개원의한테 내려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지방에서도 대학병원을 비롯한 모든 병원이 대면 진료와 더불어 치료제를 투여할 환경이 조성된다면 원스톱진료기관을 늘릴 필요가 없다"며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의 환자들은 상급종합병원을 한달에 1~2회 정도 가기 때문에 의료 접근성이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현재 개인병원 위주의 호흡기 진료 센터가 아닌 코로나19 진료 센터가 돼야하고, 대학병원 호흡기 진료 센터에서 진료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숨이 찬 경우엔 일반 개원의한테 가는게 아닌 대학병원 호흡기 진료센터에서 진료를 받아야한다. 
 
다만 현재 대학병원에선 코로나19 호흡기 진료센터로 지정이 안된 상황이다. 이 부분은 정부와 상급종합병원들간 수가 문제가 해결이 안 됐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정부와 상급종합병원이 해야할 기본적인 의무인데 안 되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호흡기 진료 센터를 늘리고 대학병원의 호흡기 및 내과에서 처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스톱진료기관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 크게 2가지로 꼽았다. 원스톱진료기관은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기 어렵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엄 교수는 "실제로 이분들이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현재로선 되게 어렵다"며 "특히 고위험군에선 병의 진행 상황을 빨리 감지하기 어려운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스톱의료기관에선 진료와 관련된 수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의료진 입장에선 상당히 업무 부담 및 진료에 부담이 많은 것에 비해서 보상이 적은편"이라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일선 의료진의 소극적 처방에 대해 "이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경증의 호흡기 감염 질환을 진료하는데 있어선 의료진들이 일정한 러닝커브를 경험하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일선 의료 기관에서 진료하는 건 일상으로 복귀라는 측면에선 원스톱진료기관이나 패스트 트랙 같은 것 없이 장기적으로 가야 되는 방안에 대해선 동의한다"며 "다만 현재 코로나19 발생 수준이 높기 때문에 고위험군들에 대해선 별도의 절차가 있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코로나19가 의료 기관에서도 충분히 진료가 가능해야한다"며 "현재 처방에 있어서 여러 가지 어려움 및 관리상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인식 개선이 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기일(오른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과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회의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겸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원스톱진료기관이 가진 문제점은 현장점검을 통해서 전수조사해야한다"며 "제가 지금 위원회 차원에서 계속 현장점검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험군에 가면 가장 신속하게 최우선적으로 진단과 처방을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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