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삼표레미콘 성수공장 역사속으로…성동구 '들썩'
이달 16일까지 삼표공장 철거…랜드마크 조성시 부동산 호재
한강·중랑천 합류부에 서울숲 둘러싸고 상권-고가 아파트 형성
올들어 아파트값 0.27% 하락…성수재개발에 신축공사도 활발
입력 : 2022-08-11 16:56:53 수정 : 2022-08-11 19:44:20
삼표산업 성수공장 철거 작업 중인 모습. (사진=백아란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레미콘 공장이 가동되면 아무래도 분진이나 소음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죠. 철거가 계속 늦어져서 걱정했는데 완료되고 나면 조망도 그렇고, 주거 환경도 많이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A공인중개소 대표)
 
삼표산업 성수 레미콘 공장이 오는 16일 완전 철거에 들어가면서 성동구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지역 숙원 사업이었던 공장이 철거되면 미세먼지나 소음, 대형 레미콘 차량으로 인한 위험이 해소되는데다 개발 방향에 따라 주변 부동산 시세에 미칠 파장도 커질 수 있어서다.
 
11일 성수대교 남단에서 성수대교를 건너자 도로 왼쪽 편으로 큰 부지의 공장이 눈에 띄었다. 높은 펜스 위로는 삼표 사명이 적힌 시설물이 반쯤 부서져 내부를 드러내고 있었고, 공장부지 주변으로는 우거진 수풀 사이로 잔여 구조물과 폐기물이 보였다.
 
현재 삼표산업은 공장 내 레미콘 제조시설 중 배치플랜트 4호기를 지난달 28일 철거했으며 남은 배치플랜트 1~3호기는 오는 16일까지 철거할 계획이다. 이는 2017년 서울시와 공장 이전 협약을 체결한 이후 약 5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공장은 1977년 건설 이후 45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주거환경 저해 요인으로 꼽혔던 삼표 레미콘 공장이 사리지면서 성동구 지역 재개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공장부지만 2만7828㎡로, 인근 서울숲과의 연계 개발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지난 5월 성동구가 내놓은 ‘2040 성동도시발전기본계획’을 보면 성동구는 서울숲·수변과 연계해 오페라하우스 같은 복합문화시설 설치로 랜드마크화하여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나게 한다는 구상이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현황(표=뉴스토마토)
 
여기에 연초 서울시가 지난 8년간 한강변 아파트에 적용돼 온 이른바 ‘35층 높이 기준’ 규제를 완화하고 용도지역 체계를 개편한 ‘비욘드 조닝’(Beyond-zoning)개념‘을 도입하는 등 수변 중심 공간을 재편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표 공장의 경우 한강과 중랑천이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성수전략정비구역(1~4지구)의 재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둘러본 성수동 일대 곳곳에서는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뚝섬역 인근에는 한신공영이 짓는 복합시설 개발 사업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부영의 복합빌딩 신축공사 현장도 눈에 띄었다.
 
서울숲역 주변으로는 과거 1960년대 공업단지로 조성됐던 모습을 벗어던지고 갤러리아포레·트리마제·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초고가 아파트가 위상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카페거리 등 상권도 형성돼 있었다. 성동구 역시 지난 9일 제14차 건축위원회를 열고 일대 신축공사 등에 대해 용적율 완화, 교통영향 평가 등을 심의하는 등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상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숲에서 바라본 한화갤러리아포레와 아크로서울 포레스트, 성수동 카페거리, 한신공영이 짓는 성수동 1가 복합시설 개발사업 신축공사현장, 중랑천에서 바라본 성동구 일대.(사진=백아란기자)
 
시장에서는 삼표공장 철거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한강과 중랑천 수변 정비 사업 등이 본격화되면 성수동을 비롯해 길 하나로 마주한 송정동과 중랑천을 경계로 삼표레미콘 공장을 마주하고 있는 응봉동과 행당동 일대 등이 개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다만 철거부지에 들어서는 시설과 개발 방향에 따라 부동산업계의 반응은 달라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개발 향배에 따라 가격 변동폭도 커질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대비 0.08% 떨어지며 11주 연속 내림세를 그렸다. 아파트 매매값은 지난 2019년 4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성동구 아파트값은 전주와 같은 -0.02%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으로 보면 0.27% 하락하며 작년 동기(2.18%)를 크게 하회했다. 다만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올들어 -0.51% 떨어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응봉역 인근 B중개사무소 공인중개사는 “조망이나 정주여건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철거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온 거라 관련 호재는 이미 시세에 반영됐다”면서도 “최근 부동산 거래 시장이 예전만큼 늘어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시설이 들어오는지에 따라 거래 활력도나 가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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