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몇 만원으로 홍수 대비 가능한데"…풍수해보험 알고도 손놓은 중기부
풍수해보험, 정부 보조 받아 풍수피해 보장받을 수 있어
소상공인 가입률 6.7%불과…주택·온실 분야 비해 낮아
중기부 "소관부처 아니라 가입률 알 수 없어"
입력 : 2022-08-16 06:00:00 수정 : 2022-08-16 11:13:1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1년에 4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풍수피해를 보장 받을 수 있는 풍수해보험에 가입한 소상공인이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이 수해로 피해를 입을 때마다 소상공인을 주 정책대상으로 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장관부터 산하기관장까지 줄줄이 시장을 찾으며 대책을 내놓지만 정작 풍수재해를 '실질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풍수해보험의 소상공인 가입률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재난의 소관부처가 행정안전부라는 이유에서다.
 
1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소상공인의 풍수해보험의 가입률은 6.7%에 불과하다. 행안부는 △주택 △온실 △소상공인 상가·공장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눠 풍수해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기준으로 주택 분야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24.9%, 온실은 17.4%다. 주택과 온실에 비해 소상공인의 가입률이 4배 이상 낮은 수치다. 풍수해보험은 행정안전부가 관장하고 민영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으로, 보험료의 일부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하기 때문에 가입자가 저렴한 보험료로 풍수해(△태풍△홍수△호우△해일 △강풍 △풍랑 △대설 △지진) 피해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재난관리제도다. 
 
가입방법도 어렵지 않다. 소상공인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소상공인 확인서만 받으면 가입할 수 있다. 소상공인 상가·공장에 한해서 보험료를 국고로 56.5% 고정으로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 따라 최소 13.5%에서 최대 35.5%를 지원한다. 현재 풍수해보험에 가입된 소상공인들이 납입하고 있는 연 평균 보험료는 12만9200원이다. 여기서 정부의 지원을 제외하면 소상공인들은 1년에 적게는 1만336원, 많게는 3만8760원만 내면 된다. 소상공인의 부담률은 8~30%로 매우 낮은 수준에 속한다. 소상공인 상가와 공장의 규모별로 다르지만 1년에 4만원도 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상가는 1000만원~1억원 이하, 공장은 1000만원~1억5000만원 이하, 재고자산은 500만원~50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몇 만원의 돈으로 재기 가능할 정도의 보상은 받을 수 있게 설계된 풍수해보험이 존재하고 있지만 현장서 이를 아는 이는 극히 드물다. 풍수해보험은 지난 2018년 1차 시범사업, 2019년 2차 시범사업을 거쳐 2020년 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됐다. 시행이 본격화한 지 2년 8개월이 지났지만 소상공인 상가·공장 분야 가입률은 2019년 0.46%, 2020년 2.96%, 2021년 4.60%로 더디기만 하다. 이번에 침수 피해를 당한 이재열 남성사계시장상인회 회장은 "물난리를 겪으면서 특히 낮은 지대에 위치한 점포를 가진 상인들이 풍수해보험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풍수해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홍보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정부부담률이 매우 크기 때문에 소상공인으로서는 부담이 없어 가입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에도 소상공인들이 가입만 해뒀더라면 보장을 다 받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입 대상이 소상공인인데 중기부가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 주무부처인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풍수해보험을 인지하고는 있다. 중기부는 2년여 전 전남 수해현장에서도, 이번 피해대책에서도 풍수해보험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가입률 제고를 위한 뾰족한 대책은 눈에 띄지 않았다. 풍수해보험 가입확산을 위해 상인회 등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등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했으나, 강제사항이 아니라서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재난은 행안부 담당이라 (중기부)에서 소상공인의 가입률 등을 파악할 수 없다"고 한계를 인정하면서 "이번 재난을 겪으면서 전통시장 상인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도 풍수해가입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어 관련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동전통시장을 방문해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상인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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