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올해 영업익 '1조클럽' 신규 입성하나
연간 영업익 컨센서스 9807억…미래·한투 뒤이어
수익모델 다각화·IB수수료 등 실적 방어
삼성·NH·키움은 탈락 전망…5곳→3곳
입력 : 2022-08-17 06:00:00 수정 : 2022-08-17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메리츠증권이 상반기에 증권사 중 나홀로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며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신규 진입을 노리고 있다. 증시 부진에 금리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증권업이 하반기에도 반전의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메리츠증권은 수익모델 다각화와 기업금융(IB) 수수료 증가 등으로 실적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실적이 역성장하면서 올해 1조 클럽 입성 증권사 수는 절반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조원을 넘는 증권사는 한국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두곳에 불과하다. 한국금융지주는 전년 대비 28.23% 감소한 1조916억원, 미래에셋증권은 26.08% 감소한 1조9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에 이어 메리츠증권의 연간 영업이익이 9807억원으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이에 메리츠증권이 처음으로 영업익 1조 클럽에 신규 입성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전년 대비 역성장이 예상되는 대부분 증권사들과 달리 메리츠증권은 작년 영업이익인 9489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안타증권과 BNK투자증권은 메리츠증권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2분기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988억원, 15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씩 빠졌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쓰며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작년 상반기보다 증가했다.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축소로 수탁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는 감소한 반면 IB 관련 계약이 증가하면서 IB 수수료는 분기 최대 실적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권 금리 급등에 따라 상품 및 기타손익이 큰 폭 적자전환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와 금리 환경 부진으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크게 악화됐으나 IB수수료수익이 기대를 상회했다"며 "하반기 들어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증시도 회복하고 있기 대문에 3분기부터는 운용 성과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편 작년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로는 한국투자증권(1조5210억원)과 미래에셋증권(1조4855억원) 외에도 NH투자증권(1조2939억원), 삼성증권(1조3087억원, 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이 있었다.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진입한 후 작년에 4곳이 신규 입성했지만, 올해는 다시 작년보다 30~40%대 감익하며 1조 클럽에서 대거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익으로 보면 1조원을 넘기는 증권사가 한곳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순이익 1조7646억원, 1조1834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전망치는 각각 9347억원, 8388억원에 그친다.
 
한달 전과 비교해 증권사들의 실적 컨센서스는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 영업익 컨센서스는 한달 전에 비해 11.0% 하향 조정됐으며 NH투자증권(-8.2%), 키움증권(-5.7%) 등도 대부분 실적 눈높이가 내려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증권 업황에 모멘텀 측면의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부진의 핵심 원인은 헤지 범위를 넘어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이었다는 점에서 3분기에 2분기 대비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브로커리지 관련 모멘텀이 부각되기 어려운 상황이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딜의 축소 가능성 등으로 모멘텀 측면의 변화는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7.9%, 2분기 대비 22.7% 감소했다. 7월 주식시장이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개인투자자의 투심 회복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 대비 채권평가손실 영향이 축소될 공산은 크지만 여전히 금리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모멘텀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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