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범 "경찰, 이준석 '성접대 의혹' 어느 정도 확인한 듯"
"검경, 사회적 위치 있는 사람 부를 땐 범죄 협의 입증"
'제명' 문자 논란엔 "기소 가능성 보인다고 생각했다"
허은아, 유상범-정진석 문자에 "당 뿌리 흔들 사안"
입력 : 2022-09-20 12:13:50 수정 : 2022-09-20 12:13:5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이준석 대표가 지난 17일 경찰에 출석해 성접대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은 것에 관해 "경찰 내부적으로 성접대에 대한 부분을 어느 정도 확인을 한 것 아닌가"라면서 "그 부분(성접대 의혹)에 대한 어느 정도 입증이 돼 있지 않나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보통 경찰이나 검찰에서 사회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조사할 때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을 때는 잘 부르지 않는다. 부르는 것 자체만으로 사회적으로는 범죄 혐의가 있는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이같이 주장했다. 유 의원은 검찰 특수부 출신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시스)

유 의원은 또 이 대표가 성접대 의혹을 제기한 가로세로연구소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에 관해선 "그것이 무고라는 논리가 되고 기소되기 위해서는 성접대 부분에 대한 확인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라며 "그 자체만으로도 본인 스스로가 상당히 어떤 범죄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을 인식했기 때문에 전혀 관계없는 내용을 가지고 지금 이렇게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는 28일 중앙윤리위원회 개최에 대해선 "윤리위에서도 그런 부분(성접대 의혹 경찰 조사)까지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앞서 유 의원은 전날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나눈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윤리위원 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8월13일 이 대표 기자회견을 지켜본 정 위원장이 유 의원에게 "중징계 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라고 의견을 보내자, 유 의원은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했다. 이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할 윤리위원이 '제명'이라는 사전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됐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제 나름대로는 이것(성접대 의혹)이 기소 가능성이 보인다고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반복되는 이 대표의 해당 행위적 발언, 특히 근거 없는 모욕적 발언이 굉장히 많았고, 그래서 그 의견을 제가 전달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만일 성접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그래서 기소가 된다면, 그건 당연히 제명될 수 있는 사안 아니겠느냐"며 "일반적인 원칙을 얘기한 건데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공개가 돼서 이렇게 나타난 그 점은 적절치는 않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윤리위원으로서 자기 속마음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용했다"고 말했다.
 
19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상범 의원과 문자를 주고받고 있다. 정 위원장의 "중징계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 메시지에 유상범 의원이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했다. (사진=뉴시스)

유 의원은 이 대표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윤리위의 추가징계 개시에 반발하는 것에 관해선 "(이 대표에게)문제되는 것이 명예훼손과 모욕"이라며 "표현의 자유에도 내재적 한계가 있고 법률적 한계가 있는데, 이 대표가 여러 당원들에 대한 비난, 당 의사결정에 대한 비난, 특히 윤리위에 대한 비난이 반복되다 보니까 윤리위에서 치열한 논쟁 끝에 추가징계에 대한 결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은아 의원은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유 의원과 정 위원장의 문자가 공개된 것에 관해 "두 달 전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내부총질 당대표)문자 때문에 당의 내홍이 격화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비상상황이 계속되지 않았느냐"며 "(유 의원의 문자 내용은)잘못하면 당의 뿌리가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허 의원은 이준석 대표 측 인사로 꼽힌다.

허 의원은 또 "(정 위원장이)왜 그때 하필 윤리위원인 유 의원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을지 좀 간단치 않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 의원은 (유 의원과 문자를 나눈 당시엔)평의원이기도 하지만 시쳇말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자 다선이고, 유 의원은 초선이지 않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자 메시지 논란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마음에 설마 아니면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윤리위 스스로 존재 이유나 명분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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