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리 패배가 목표인 미국과 핵 군축협의 어렵다"
바이든 "핵전쟁은 승리할 수 없고 일어나서도 안 돼"
입력 : 2022-09-22 15:17:52 수정 : 2022-09-22 15:17:52
(사진=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미국과의 핵 군축 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77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전략적 격퇴를 목표로 선언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소통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라프로프 장관은 일반적인 국가 간 소통은 물론, 핵무기 관련 논의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는 실전 배치한 핵탄두수를 1550개로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이 체결된 상태다. 그러나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대치하면서 신규 협정에 대한 논의가 중단됐다. 해당 협정은 오는 2026년 만료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가 START(전략무기감축협정) 협의 재개와 관련해 불확실한 신호를 발신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 의도가 무엇인지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정보 등을 지원한 점을 겨냥해 "미국은 분쟁의 당사자가 되기 일보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전쟁은 승리할 수 없고 결코 일어나서도 안 된다"며 러시아의 핵 위협을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중요한 군축 조치를 추진할 준비가 됐다"고 말해 러시아에 핵 군축 대화 재개를 제의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라프로프 장관은 종전 협상 전망에 대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무기를 제공하여 장기전을 노리는 움직임을 보여 합의 전망이 멀어지고 있다"라며 "지정학적 목적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희생할 태세"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전쟁 목적을 달성했느냐는 질문에는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 및 비군사화 목표를 포함하여 돈바스 지역민들의 보호, 러시아에 대한 안보 위협 제거 등을 꼭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중간선거 준비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러시아와 동등한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중간선거의 결과가 양국 관계 회복에 얼마나 중요한지 과장하지 않겠다"라며 "2024년 대선은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너무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과 관계에 대해서는 "러시아 외교 정책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은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깊은 상호 신뢰, 상대국의 핵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상호 지원, 호혜적인 관계를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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