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조원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유상증자로 조달(종합)
산은, 우선인수권자에 한화그룹 선정
스토킹호스 방식…내달 17일까지 경쟁입찰 공고
입력 : 2022-09-26 17:04:28 수정 : 2022-09-26 17:04:2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졸업 21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는 셈이다. 매각가는 2조원으로 한화 계열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26일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우조선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MOU에 따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앞으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산은의 지분율은 기존 55.7%에서 28.2%로 줄어든다. 산은은 원활한 투자 유치와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채권단과 함께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한화그룹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을 투입하고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개(1000억원)가 참여한다.
 
지금까지 산은이 신규 자금으로 대우조선에 공급한 자금은 4조10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손실은 3조5000억원, 대손충당금이 1조6000억원, 주식 손상 규모가 1조8000억원 정도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매각으로 회사가 정상화되면 대손충당금 1조6000억원만큼 산은이 순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스토킹호스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스토킹호스는 조건부 MOU 체결 후 경쟁 입찰 절차를 진행해 최종 투자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산은은 오는 27일부터 3주간 입찰의향서를 받을 계획이다. 이후 상세 실사·최종 투자자 선정 과정을 거쳐 유상증자가 실시될 예정이다.
 
강 회장은 "한화그룹과 논의한 결과 먼저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투자자를 결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번 건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다면 대우조선 앞으로 2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경영권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조업을 영위하는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우리나라에 가능한 모든 그룹을 다 접촉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의 만남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기 부적절하나, 다양한 방법으로 한화그룹의 인수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2조원에 매각하는 방안과 관련해 일고 있는 헐값 매각 논란과 관련해서는 "과감하게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민간 주인 찾기를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는 것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만약 한화그룹에 매각이 진행된다면, 이 방안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2001년 워크아웃 졸업 후 약 21년간 산은 등 채권단 관리 속에 있었다. 산은은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 계열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추진했으나, 지난 1월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승인 결정으로 최종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산은은 "현중과의 M&A 무산 이후 대우조선은 경영컨설팅을 실시하면서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마련했으나, 조선업의 높은 변동성 속에서 안정적인 영업활동과 미래 신산업 역량 확보를 위해서는 경영·재무 역량을 갖춘 외부 투자자 유치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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