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 운명 놓고 마지막 법정 혈투
세번째로 만난 '이준석 대 국민의힘'…다음주 법원 판결로 집권여당 '운명' 결정
이준석 "'이준석잡기' 아닌 '물가잡기' 해야…국민의힘, 맹목적으로 '이준석만 날리면 된다'"
전주혜 "이준석 쫓아내려고 당헌 고치고 비대위 출범? 천동설 같은 얘기…새 비대위 유효"
입력 : 2022-09-28 16:21:01 수정 : 2022-09-28 16:21:0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이 28일 비상대책위원회의 존폐를 놓고 또 다시 맞붙었다. 이 대표는 "경제상황이 어려운데 '이준석 잡기'가 아닌 '물가 잡기'를 해야 한다"면서 "'이준석만 날리면 모든 게 잘될 거야'라는 주술적 생각이 보인다"고 당을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쫓아내려고 당헌을 고치고 비대위를 꾸렸다는 건 천동설 같은 이야기"라며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해줄 걸로 믿는다"고 했다. 법원은 내주 비대위 관련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 이 대표가 당의 비대위 출범에 반발해 제기한 3·4·5차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3차 가처분은 당헌 96조(비상대책위원회) 개정을 의결한 전국위원회 판결의 효력정지, 4차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 5차는 정 위원장이 임명한 비대위원 6명에 대한 직무정지가 핵심이다. 3차 가처분신청 심문은 지난 14일에 이어 이날 속개됐다. 이날 심리는 이 대표가 비대위 출범에 반발해 제기한 가처분신청에 대한 세 번째 심문이자, 사실상 마지막 심문이 됐다. 이번 가처분마저 인용, 이 대표가 승리하게 되면 정진석 비대위는 앞서 주호영 비대위와 마찬가지로 좌초된다. 국민의힘으로선 더 이상 비대위를 꾸릴 명분과 수단이 모두 '상실'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반발해 제기한 가처분신청의 심문·변론을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심리에 임하기 위해 남부지법에 출석했다. 앞선 두 차례 심문에도 모두 출석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최근 경제상황이 어려운데 제발 좀 다들 정신을 차리고 '이준석 잡기'가 아니라 물가·환율 잡기에 나섰으면 한다"며 "당이 하루빨리 정신을 차리고, 가처분신청의 결정으로 모든 게 종식됐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밝혔다. 그는 "라면 가격도 15% 가까이 올랐고 휘발유 가격도 아직 높고, 환율 같은 경우엔 1430원을 넘어섰다"며 "경제위기 상황인데 어떻게 이렇게 정치적 파동 속에서 우리가 계속 (비대위 관련 법적 공방으로)가야 되는지, 지난번 결정(8월26일 1차 가처분신청 일부 인용) 때 이미 (비대위 논란은)끝났어야 되는데 왜 이렇게 정치 파동을 이어나가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자신감은 지난달 26일 1차 가처분신청에서 일부 인용 판결을 받아냈고, 주호영 비대위를 정지시킨 경험에 기반한다. 당시 재판부는 이 대표의 손을 들어주며 "당이 비대위 출범 요건으로 제시한 '당의 비상상황'은 존재하지 않고, 비대위 출범 과정은 정당 민주주의와 당원의 총의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국민의힘은 이후 부랴부랴 당헌 96조를 개정해 비상상황 요건을 정비하고 정진석 비대위를 출범시켰으나, 이는 소급적용 문제가 있어 원천적으로 무효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더구나 이번에 심문을 하는 재판부는 1차 가처분신청에서 이 대표 손을 들어준 재판부다. 
 
국민의힘 입장을 변론하고자 법원으로 출석한 전주혜 비대위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 위원은 "(가처분이)인용된다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고, 저희 당으로서는 재앙"이라며 "지금 당의 상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가처분이 기각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또 "가처분이 인용된다는 건 결국 당헌 개정이 '이준석 대표를 쫓아내기 위해서 한 것'이라는 논리가 인정돼야 하는데, 그것은 천동설과 같은 이야기"라면서 "저희가 1차 가처분 결과는 최대한 존중하지만, 당헌 개정이라는 사정 변경이 생겼기 때문에 그에 따른 새로운 비대위는 적법하다는 게 저희 주장의 요지"라고 강조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은 28일 오전 이준석 대표가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반발해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반박하는 심문·변론을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특히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상태라는 걸 상기시키며 "당헌 개정은 당원에게 적용되는 규범인데, 당원권이 정지된 당원(이준석 대표)이 당헌 개정에 효력정지를 구할 '당사자 적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윤리위 소집이 예정돼 있다. 다만 이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 여부를 결정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추가징계시 '제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 대표는 당원권이 박탈돼 앞서 제기한 가처분신청들의 '당사자 적격' 논란에 휘말리게 된다. 이 대표는 이를 각하 전술로 보고 있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심문이 끝난 직후에도 이 대표는 거듭 당을 성토했다. 이 대표는 "역시나 '이준석만 날리면 모든 게 잘될 거야'라는 (국민의힘의)주술적인 생각을 볼 수 있는 심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오늘 심리에서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치열하게 다퉜는데, 좀 정상적인 당 운영이 됐으면 좋겠다"고 답하고선 자리를 떠났다. 또 "이번 심리 출석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변호인단은 "(당헌 개정과 비대위 출범은)오직 '이준석 축출'을 목적으로 군사작전하듯 인위적으로 된 것"이라며 "3·4·5차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결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호인단은 기자들이 승소 가능성을 묻자 "과거 이 대표가 1차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을 때 이 대표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해 보도했던 언론사는 단 한 곳도 없었지만, 결국 우리는 이겼다"면서 "이번엔 언론에서 당시와 정반대로 이 대표가 이길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는데, 그런 동향으로 보나 법리적으로 보나 우리가 '200% 승소'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또 언론을 향해 "이준석 대표에 대한 호칭은 '전 대표'가 아니라 '현직 당대표'"라면서 "그게 아니라고 한다면 '징계 기간 중인 현대표'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심문 후 법정을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이 대표 측 주장은 당헌 개정이 특정인을 배척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건데,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당헌·당규는 당연히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이 제대로만 판단해주신다면 승소(기각 결정)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주가 곧바로 국정감사인데, 빨리 '가처분 리스크'에서 벗어나 국정운영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정치를 사법의 영역에 끌어들인 게 누구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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