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XX들"마저 부정…대통령실 "그 말이 안 들린다"
"가짜뉴스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 저희 생각"
입력 : 2022-09-29 16:32:59 수정 : 2022-09-29 16:32:59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대통령실이 29일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파문과 관련해 "이 XX들" 발언까지 부인하는 태도로 전환했다. 또 논란의 발단을 '가짜뉴스'로 지목했다.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여전히 없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비속어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유감 표명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귀국 이후 첫 대통령실 출근이 있던 지난 26일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는 강한 불쾌감과 함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를 조직하고, 해당 발언에 자막을 입혀 첫 보도한 MBC를 항의 방문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언론인들이 많이 제기하는 비속어 논란, 저희 쪽에서 말하는 건 가짜, 바이든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는데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속어로 지목되는 '이 XX들'에 대해서도 "잡음을 없애고 들어보면 또 그 말이 안 들린다"며 "그래서 모든 게 불분명하고, 그 뒷부분(바이든 대 날리면) 같은 경우 전혀 아닌 것도 나와 좀 분명하게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에 대해 뉴욕 현지에서 '바이든'을 언급한 적 없으며 '이 XX'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변 참모진에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해당 발언이 있은 지 16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브리핑을 열고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었으며, '이 XX' 대상도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라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비속어 논란에 대해 저도 대통령께 여쭤봤는데 그냥 너무 자연스럽게 쭉 나오면서 이야기를 하셨다"며 "사실 본인도 잘 기억을 하기가 어렵고, 지나가는 말로 하면서 바이든이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 나오면 의회라고 했을 텐데 국회라고 그랬고, 여기서 왜 바이든이 나오지 했는데 그건 나중에 들어보니까 너무 불분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가짜뉴스만은 좀 퇴치해야 되지 않나"라며 "선진국은 가짜뉴스를 경멸하고 싫어하는데, 우리는 좀 관대해서 전부터 광우병이라든지 여러 사태에서 많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 가짜뉴스는 사회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이간질 시킬 수도 있어서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언론은 한미 간 동맹을 날조해서 이간시키고, 정치권은 앞에 서 있는 장수의 목을 치려 한다"면서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강한 불쾌감도 드러냈다.  
 
김 실장은 해당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언젠가 엑시트(종결)를 해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MBC쪽도 입장 발표가 전혀 없다"며 "그래서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특정 방송사의 사과를 원하는가'라고 묻자 김 실장은 "가짜뉴스에 대해선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 저희 생각"이라며 "정치 유불리를 떠나 우리 사회가 반드시 가져야 할 가치이기 때문에 가치가 확보될 때까지는 (입장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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