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실종된 '국민 뜻'…대통령 지지도, 또 다시 '24%' 최저치
"윤 대통령 모든게 미운털 박혀…'쏘리' 두 마디로 정리해야"
입력 : 2022-10-03 14:50:20 수정 : 2022-10-04 09:13:59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제74주년 국군의 날'기념행사 후에 진행된 경축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다시 하락 반전했다. 비속어 등 해외순방 논란이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취임 후 최저치였던 24% 지지율이 재연되며 위기감을 키웠다. 여름 휴가 복귀와 함께 '국민 뜻'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던 약속은 언론 탓, 야당 탓으로 비화됐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4%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두 배가 넘는 65%로 조사됐다. 지난주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4%포인트 하락(28%→24%)했고, 부정 평가는 4%포인트 상승(61%→65%)했다. 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도가 24%를 기록한 것은 8월 첫째주에 이어 두 번째로, 취임 후 최저치다.
 
지난 8월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24%, 부정평가는 66%였다. 만 5세 취학 학제개편 논란이 당시 윤 대통령 지지율을 대폭 끌어내렸다. 학부모와 학교 등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학제개편을 추진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속내("내부총질 당대표")가 들키면서 여권 내분이 심화된 것도 부정적 여론을 더했다. 
 
이번에 또 다시 윤 대통령 지지율이 24%로 추락한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외교'(17%)가 첫 손에 꼽혔다. 그 뒤로 '경험·자질 부족, 무능함'(13%), '발언 부주의'(8%) 등이 부정평가의 주된 이유로 지목됐다. 갤럽 측은 "이번 주 부정평가 이유에서는 외교, 비속어 발언 파문 관련 언급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3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1.2%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6%였다. 간신히 30%대 초반을 기록했지만, 전주와 비교하면 3.4%포인트나 긍정평가가 하락(34.6%→31.2%)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3.8%포인트 상승(62.2%→66%)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8월 5주차부터 9월 3주차까지 완만한 상승세(32.3%→32.6%→34.4%→34.6%)를 보였으나, 4주 만인 9월 4주째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망도 부정적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 논란에 대해 '자막 조작', '언론 왜곡'으로 받아치며 정국이 급랭해 지지율이 30% 선을 위협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비속어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정평가에도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오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공중전력 축하비행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부정평가의 가장 큰 원인은 해외순방 논란 및 그에 대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부적절한 대응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첫 여름 휴가 후 공식복귀 첫 출근길 문답에서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한 바 있다. 현실은 달랐다. 대통령실은 뉴욕 현지에서 불거진 막말 논란과 관련해 '가짜뉴스'로 규정, 대국민 사과나 유감 표명은 일축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대기 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이 XX들' 발언에 대해 "잡음을 없애고 들어보면 또 그 말이 안 들린다"고 주장했다. 
 
논란만 낳은 해외순방에 대한 국민의 냉랭한 시선은 본지 여론조사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 30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선거 및 사회현안 54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국민 54.1%가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3개국 순방에 대해 100점 만점 기준 25점 이하의 낙제점을 매겼으며, 논란이 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역시 절반 넘는 58.7%가 "언론 보도대로 '바이든'으로 들었다"고 했다. "대통령실 해명대로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29.0%에 그쳤다. 또 60% 이상은 비속어 대상이 된 국회와 민주당을 향한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이를 MBC의 가짜뉴스 때문으로 치부하는 동시에 순방 성과 부각에 나섰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지난 2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미국·캐나다 순방과 해리스 부통령 방한을 통해 대한민국 외교 방향을 명확히 선언했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금융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 대북 확장억제 등 당면 문제의 해결 가능성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외교 논란의 총체적 책임을 물어 야당이 제출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도 거부했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역대 7번째다. 해의 건의를 거부한 것은 지난 2016년 박근혜정부 당시 김재수 농림부 장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외는 대부분이 자진사의 형식으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줬고, 대통령 역시 야당과의 마찰을 우려해 협치에 방점을 뒀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8월 첫째 주에 (윤 대통령 지지율이)최저치했던 것도 체리따봉 문자였고 이준석 대표와의 끝없는 갈등이었다. 결국 불통의 이미지"라며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하는 끝없는 정쟁 속에서 대통령이 불통이다, 왜 이렇게 민심과 싸우려 드느냐, 인정할  것은 인정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군의날 행사에서 '부대 열중쉬어' 명령을 내리지 않는 실수를 했다. 이에 역대 대통령들 국군의날 행사와 비교하는 동영상이 빠른 시간에 여론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금 윤 대통령은 '쏘리'(SORRY) 딱 두 마디 하면서 콕 집어서 외교라인에 실수한 사람들을 정리하면 된다"며 "실수를 자꾸 하니까 미운털이 박혀서 '부대 열중쉬어' 그것도 얻어맞잖느냐. 모든 게 미우니까 다 잡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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