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빠진 문체위 국감, '맹탕' 우려 현실화…"이용자 마인드 따라와야"
게임 관련 증인 빠지면서 조용한 질의 오가
"산업 성장세만큼 소비자를 대하는 마인드도 함께 발전해야"
입력 : 2022-10-05 17:48:17 수정 : 2022-10-05 17:48:17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게임 산업은 빠르게 팽창했지만 기업 규모만큼 소비자를 대하는 마인드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5일 오후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정감사(국감)에서 유명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 운영자이자 전작 게임 개발자인 김성회씨가 현 게임 산업 실태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5일 오후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정감사(국감)에서 유명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 운영자이자 전작 게임 개발자인 김성회씨가 현 게임 산업 실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 생중계화면 캡쳐)
 
최근 이용자들이 게임사의 운영 행태에 불만을 품으며 트럭시위에 이어 마차시위, 환불소송까지 벌이면서 확률형 아이템을 비롯한 이용자 권익 보호가 올해 문체위 국감에서 주요 현안으로 올랐다. 이용자 권익 보호라는 이슈가 제기되긴 했지만 증인·참고인 명단에 게임 산업계 인사가 오르지 않으며 올해는 맹탕 국감 우려가 현실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국감 하루 전인 4일 한국게임학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게임 관련 증인이 거의 채택되지 않은 데 대해 "여야 의원들의 게임산업에 대한 무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참고인으로 지명한 유튜버 김성회씨에게 "작년 초부터 최근까지 게임 이용자 권익 보장 시위가 계속 발생하는데, 근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 씨는 "트럭 및 마차시위 등 게임 소비자 이슈가 뜨거운데 산업 규모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게임산업 규모가 한국이 20조원이 넘어갈 정도로 거대산업이 됐고 조단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이렇게 기업이 고도화, 전문화될수록 게이머들의 애착도 깊어져 게임 소비가 늘고 있는데 이러한 과금에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의 성숙은) 비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장 규모 대비 게임 소비자를 대하는 마인드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의 트럭시위와 마차시위와 같은 최근의 게임 이용자들의 행보가 게임사들의 태도에 불만을 가지면서 나타나게 된 한 형태라고 봤다. 김 씨는 "소비자들의 분명한 메시지는 '게임 운영을 똑바로 잘해달라'는 것이다"라며 "게임은 한번 팔고 끝나는 개념이 아닌 지속적인 서비스 게임으로 보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사들이 소비자를 일회성 이용자로 볼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해줘야할 이용자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김 씨는 "요즘 게임은 이용자들과 함께 협력하고 경쟁하는 식의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유저들간 소통이 많아지는 상황이고, 함께 불만을 갖고 개선을 요구하는 움직임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는 소비자를 대하는 마인드도 함께 발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게임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다르게 많이 바뀌었다"면서 "국회도 게임물 자체를 사행성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미래전략산업으로 보고 진흥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 위원장은 주무무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정부가 지원해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최종 국감 전까지 서면으로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외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서비스를 게임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언급됐다. 현재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내 게임 콘텐츠가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 권고를 받은 상태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이와 관련한 내용 질의를 위해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앞서 지난 7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제페토 측에 게임물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하면서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분류해야할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분류하면 제페토는 게임산업진흥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최근 네이버제트가 서비스중인 자사 플랫폼 제페토를 놓고 정부부처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류 의원은 "게임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등급분류 실무적 판단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한다"라며 "네이버제트는 콘텐츠 관련 사항을 플랫폼 소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하고만 협의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대표는 "두 콘텐츠 모두 게임적 요소가 포함된 건 분명하지만 콘텐츠가 제작된 목적에 차이가 있다"면서 "게임은 플레이하는 대상을 갖고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기획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지만 제페토의 콘텐츠는 매출을 목적으로 한다기보다 체험이나 경험, 교육 등 목적이 다양하고 많다는 점이 다르다"고 구분했다.
 
이에 류 의원은 "비영리 목적이어도 게임은 게임"이라며 "교육 목적이라면 교육용 게임이다. 그렇기에 궤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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