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국감서 건강보험·방역 도마…복지 사각지대 대책 주문도(종합)
건보 재정 부실 지적…조규홍 "재원 한정적, 필수의료 강화해야"
취약계층·의료 격차 우려 잇따라…감염병전문병원은 134병상으로 축소
입력 : 2022-10-05 21:03:42 수정 : 2022-10-05 21:03:42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국민건강보험 개선과 코로나19 방역 정책 등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수원 세모녀 사건, 보육원 등 보호시설을 떠난 자립준비청년의 잇따른 자살, 발달장애인 부모의 자녀 살해와 자살 사건 등으로 사각지대가 드러난 복지 체계에 대한 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복지부를 상대로 최근 산하 기관인 국민건강보험에서 발생한 임직원의 46억원 규모 대형 횡령 사건에 대해 질타가 나왔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복지부 자체 감사에서 더 나아가 감사원 감사를 반드시 의뢰해 상응하는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한다"며 "강력한 감사로 발본색원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동의한다"고 답해 자체 감사 이상의 감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이른바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초음파·자기공명영상(MRI) 등 과다 이용을 야기해 건보 재정 부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이종성 의원도 문재인케어의 부실을 지적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언급하며 전 정부의 건보 정책에 대한 철저한 재평가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문재인케어에 대해 지금 비판하는 것은 부질없다. 공과가 있으면 정리하고 현 정부의 윤석열케어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일부 항목의 지출 급증 원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한정적 재원이 특정 분야로 쏠려서 필수 의료 쪽으로 가지 못한 점에 대해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어 "일부 항목에 대해 타당성 여부를 재검토해 필수 의료 쪽으로 보장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부의 방역정책에 대한 지적들도 오갔다. 여당 의원들은 전 정부의 방역이 과학적이지 못했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표방하는 '과학방역'이야 말로 실체가 없다는 취지로 맞받았다.
 
방역 논란에 대해 조 장관은 "(전 정부의 방역의) 성과도 있었고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먹통 논란'을 빚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대해서도 복지부의 사전·사후 대처가 미흡했다는 여야의 지적이 쏟아졌고, 조 장관은 "책임감을 느끼며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지연된 급여 지급의 소급 적용은 당연하고 손해배상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장애인·자립청년 등 취약계층 보호 강화, 수도권과 지방 의료 격차 등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며 정부의 대책 강화를 촉구했다.
 
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취약계층 가정의 '살해 후 자살' 현상을 지적하며 "기본적으로 이에 대한 통계 조사에 기반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정부가 국정과제로 '보호아동 탈시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설에서 나와 자립한 청년들에 대한 보호·지원은 부실해 고립에 내몰려 심하면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살해 후 자살통계 구축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며,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경찰과 협의 중"이라며 "살해 후 자살에 대한 심층사례분석(심리부검)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자립준비 청년의 극단적 선택 사건에 대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유감을 표하면서 "사회적 지지 체계를 강화하고자 정부가 나름 노력했으나 아직 부족하다. 자립준비 청년을 복지 사각지대의 하나로 보고 공적 지원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정부의 '장애인 탈시설' 방침이 일부 현장에서 퇴소 의사가 없는 장애인까지 일방적으로 내보내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장애인 시설에서 발생하는 학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공익 신고자 보호와 장애인 학대 양형 기준 상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조 장관은 "'탈시설'로 대표되는 장애인 자립지원 정책은 큰 방향에서는 당연히 추진돼야 하나, 그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시범사업을 하며 보완해 나가겠다"며 "장애인 학대 공익 신고자 보호와 사후 관리 강화 필요성에 전적 공감하며, 양형 기준 상향은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 등이 지적한 수도권·지방 의료 격차 문제에 대해서는 "수도권 쏠림 현상은 국가 전체적으로도 비용을 증가시켜 자원 낭비를 초래하고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어 개선돼야 한다. 환자 본인이 사는 지역 내에서 의료를 완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대한병원협회가 종합병원 필수 전문과목에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우려가 나오자 조 장관은 "해당 과목들은 대표적인 필수 의료 과목이며, 병협에서 그런 제안을 했으나 정부는 결정한 바 없다"며 "필수의료 종합대책 마련 과정에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의 기부금을 투입해 서울 중구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병상을 150병상으로 추진한다고 올해 5월 발표했으나, 재정당국의 적정성 검토 결과 134병상으로 축소하게 된 상황인 사실도 확인됐다.
 
남인순 의원은 이같이 전하며 "이 회장 유족이 150병상 이상의 감염병 전문병원을 만들어달라며 기부를 했는데 그 뜻과 달리 병상이 축소되면 기부금 횡령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150병상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조세연구원 등의 검토를 거쳐 (병상 축소 계획이) 저희한테 왔고, 건축단가도 상승했다"며 "계획 변경에는 시간이 또 많이 걸리게 되므로 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 유족 측과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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