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니코틴' 위장한 전자담배 '탈세'…'정밀 분석법'으로 제동
합성 니코틴, 개별소비세 등 비과세 대상
'유도체화' 기술 개발…천연 니코틴 성분 검출감도↑
"관련법 개정해 합성 니코틴 전담도 담배로 포함"
입력 : 2022-11-10 15:25:09 수정 : 2022-11-10 18:18:2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연초(담뱃잎)로 만든 천연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수입하면서 합성 니코틴으로 허위 신고하는 탈세 행위에 제동이 걸린다. 그동안 기술적인 한계로 천연과 합성 니코틴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았으나 정밀 분석법 개발로 단속이 강화된다.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의 천연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정밀 분석법을 개발해 단속에 적용한다고 10일 밝혔다.
 
연초에서 추출·제조한 천연 니코틴은 세법상 담배에 해당해 1mL당 1799원의 내국세가 부과된다. 내국세는 개별소비세 370원, 담배소비세 628원, 지방교육세 276원으로 구성된다. 천연 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 1병(30mL 기준)의 경우, 내국세 약 5만4000원이 부과되는 셈이다.
 
하지만 화학물질로 제조한 합성 니코틴은 공산품으로 분류해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관세청은 이점을 노린 탈세 시도가 있을 수 있어 이번 정밀 분석법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분석소는 합성 니코틴에서는 연초에 소량 함유된 특정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번 분석법을 개발했다. 이 성분의 경우 천연 전자담배 속 함유량이 매우 적고, 용액에 섞여 있는 다른 성분들과 화학적 구조가 비슷해 기존 분석법으로는 검출이 쉽지 않았다.
 
분석소가 국내외 연구논문을 분석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친 결과 '유도체화'라는 시료 전처리기술을 적용하면 이 성분에 대한 검출 감도를 기존보다 30배 이상 대폭 향상할 수 있다.
 
유도체화는 분석 대상의 검출 감도를 높이고 다른 물질과 쉽게 분리되도록 하기 위해 화학구조를 변환하는 것을 말한다. 시료 전처리는 시료를 분석에 적합한 형태로 처리하는 과정이다.
 
이 기술을 적용해 시중에서 판매되는 천연 니코틴 전자담배 용액 14종을 분석한 결과, 모두 쉽게 해당 성분을 검출할 수 있었다.
 
관세청은 이날부터 새로 수입되는 모든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전량에 대해 유도체화 기술 분석 의뢰를 할 예정이다.
 
또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도 담배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관련법을 개정하기 위해 부처 협의도 진행할 방침이다.
 
양진철 중앙관세분석소장은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로 신고하는 물품을 통관 단계에서 정밀 분석하는 등 통관 관리를 강화해 세금 포탈 시도에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의 천연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정밀 분석법을 개발해 단속에 적용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세관 관계자가 전자담배용 수입 니코틴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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