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또 멈춘 건설공사…건자재업계 '막막'
파업 대비 물량 비축…단기간 대응 가능
파업 장기화엔 대책 없어
입력 : 2022-11-28 15:17:28 수정 : 2022-11-28 15:17:28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닷새째 이어지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건설업계가 영향을 받으면서 건자재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현장이 멈춰서게 돼 건자재업계도 피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파업 닷새째인 28일 광주 광산구 진곡화물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건자재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가시적인 피해는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없계는 보고 있다. 우선 자재 조달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납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또한 건설공사가 중단되면 건자재 등 내장재 시공이 무기한 밀리게 된다.
 
분양을 코앞에 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건설공사는 이미 지난 25일부터 중단된 상태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아파트는 지난 4월 시공사업단과 재건축 조합 사이의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6개월 만에 재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또 다시 공사 중단 사태를 맞았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459개 건설 현장 중 56.4%에 해당하는 259곳에서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시멘트 출고량은 평소의 20% 수준이었다. 오는 29일부터는 현장에 비축했던 물량이 바닥나면서 전국 대부분의 건설 공사가 중단될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했다.
 
건자재업계는 지난 파업을 통한 경험과 이번 화물연대의 앞선 경고로 미리 자재를 조금씩 비축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현장 규모별로 차이는 있지만 여력이 되는 곳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자재를 일부 비축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주 시 선재고를 통해 미리 물량을 더 확보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단기간의 화물연대 파업에는 대응이 가능하게끔 조치가 된 상태다.
 
그러나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방법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건자재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징조로 미리 준비를 해놨지만 현장 컨디션, 대리점에 따라 자재 비축량이 다른 상황"이라면서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대응할 방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건설공사 현장의 경우 기본 골조공사가 진행된 뒤 창호부터 내장재가 설치된다. 기본 골조공사에서 공사가 멈추면 건자재업계가 나설 순서 역시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이외에 내장재의 경우 크기가 크고 여러 장소에 납품돼 대형 화물을 통한 이송이 기본인데, 이 운송수단이 막히면 달리 대체할 수단을 찾기도 어렵다.
 
상황이 이러하자 올해 건자재 실적 전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건자재업계 관계자는 "올해 건자재업계가 여러 악재로 사업성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물연대 파업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더 암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변소인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