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유동성 위축에 자본시장 우려…상장사 자금조달 보릿고개 오나
올해 상장사 자금조달 급감…유증 28%·메자닌 48% ↓
유동성 경색에 IB업계 구조조정…시장 불확실성 확대
"내년에도 단기자금시장 우려…좀비 기업 도태 현상 심화"
입력 : 2022-12-02 06:00:00 수정 : 2022-12-02 08:42:29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글로벌 긴축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경색 등으로 올해 국내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상장사들의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이 찾아왔다. 특히 부동산PF로 타격을 입증 증권사들이 주식자본시장(ECM)이나 PF 중심의 인력 조정에 나서면서 내년 증시도 여전히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증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1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2조98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1228억원) 대비 27.65% 감소한 수치다. 특히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을 통한 자금조달은 ‘반토막’이 났다. 올해 상장사들의 메자닌 발행규모는 5조7656억원으로 전년(11조1941억원) 대비 48.49% 줄었다.
 
글로벌 긴축정책에 따른 투심악화로 증시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내년도 증시 역시 부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우려를 제쳐두더라도 주식보다 큰 시장을 가진 부동산 시장의 침체, 늘어난 가계 부채, 높아진 금리 등 주식시장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PF발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증권사들이 주식자본시장(ECM)과 PF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 역시 내년 주식시장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은 인력 효율화 차원에서 법인본부와 리서치본부 임직원 30여명을 대상으로 전원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투자은행(IB)등 일부 부서 위주로 조직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거나 검토 중이다. 한양증권은 영업직군 계약직 직원에 대한 인력 감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PF의 경우 내년에는 딜이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ECM, DCM 등 전통 IB 시장 역시 녹록지 않은 환경”이라며 “구조조정의 경우 부동산 PF 등 IB업계 지출이 많은 중소형증권사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지만, 사실상 내년 해당 시장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은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수”라고 덧붙였다.
 
내년에도 증시 부진이 이어질 경우 상장사들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쏠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식관련사채 시장의 경우 금리인상으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CB 등 메자닌 투자자들의 주요 수익원은 ‘리픽싱’(전환가액조정)을 통한 주식 매매차익이었다. 이 때문에 주식관련사채의 금리는 대부분 0~1% 수준이었으나, 최근 발행되는 CB 등의 경우 3~5% 수준의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상향 리픽싱이 의무화된 만큼 금리인상이 이어질 경우 CB 금리도 지속 상승할 수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부동산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아파트 미분양률이 상승할 경우 한국의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경색 이슈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면서 “조달 비용이 높아 현금을 충분히 확보한 우량 기업위주의 쏠림 현상, 좀비 기업 도태 현상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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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형

안녕하세요. 증권부 종목팀 박준형입니다. 상장사들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