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안 찬다"…윤심은 어디에?
김기현·윤상현·조경태·황교안은 컷오프?…"유승민은 막아라" 한동훈·원희룡 차출설도 솔솔
입력 : 2022-12-05 14:54:32 수정 : 2022-12-07 13:27:11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차기 당권주자들 실명을 거론하면서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해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윤심'이 실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한 지 닷새 만인 30일 저녁에도 주 원내대표와 회동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 수성대학교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김기현·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 등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이들의 실명을 언급한 뒤 "다들 (당원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이라고 부연했다. 표면적으로 당원들 여론을 내세웠지만,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이외에 최고위원 전원이 수도권 출신"이라며 "(총선의 승부처인)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대표여야 한다"면서 "공천에서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천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실상 차기 당 대표 조건으로 △수도권 대표성 △MZ 소구력 △안정적 공천권 행사 등을 제시한 것이다.
 
현재 당권 도전이 유력한 출마 예상자들 중 수도권에 기반을 둔 인물은 안철수·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정도다. 김기현·조경태 의원 등은 영남에, 권성동 의원은 강원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이들 중 윤상현 의원은 과거 친박계 출신으로, 원조 윤핵관의 쇠퇴와 함께 신윤핵관으로 부상했지만 주 원내대표가 그 가능성을 잘랐다. 나경원 전 의원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발탁됐지만 여전히 당권 도전 의사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MZ세대에 대한 소구력은 지난 대선 당시 이준석 전 대표가 썼던 '세대포위론'을 다시 차용한 것으로, 당내에서는 굳이 따지자면 안철수 의원 정도가 부합한다.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2030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이준석 전 대표에게 패한 전력이 있어 대표성에 의문을 받는다. 세대포위론은 기존 60대 이상의 고정 지지층에 2030 세대를 결합, 민주당 기반인 4050 세대를 포위하겠다는 전략으로 지난 대선에서 그 효과를 봤다. 
 
주 원내대표가 언급하지 않은 당권주자들은 안철수·권성동 의원과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정도다. 이중 권성동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 함께 원조 윤핵관으로 윤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으나, 검수완박 합의 번복과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 유출 등으로 당내 입지가 상당히 약화됐다. 원내대표 직에서마저 물러나며 원내대표-당대표 직행의 그림을 수정해야 했으나 여전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기반마저 수도권이 아닌 강원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신뢰가 아직 두텁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 공천권을 포기한다면 가능성은 살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대구에 국한되지 않은 전국구 스타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오면서 친윤계에서는 '제2의 이준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통령 또한 '유승민 불가'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에 맞설 사전 교통정리가 필수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패한 뒤,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키 위해 경기지사에 도전했지만 윤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던 김은혜 현 대통령실 홍보수석에게 일격을 당하며 경선 패배라는 충격적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0월14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선거 및 사회현안 5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유승민(37.1%) 전 의원이 독주한 가운데 나경원(16.2%), 안철수(10.8%), 김기현(6.3%), 조경태(1.1%), 윤상현(0.9%)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이외 기타 다른 인물 7.3%, 없음 16.6%, 잘 모름 3.6%로, 부동층도 상당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당 밖으로 눈을 돌려, 내각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차출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5일 <뉴스토마토>에 "윤 대통령이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강한 데다 지난번 이준석 내홍 사태 때 윤핵관들의 일처리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기성 정치권을 바꿀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장관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대통령과의 교감 없이는 나올 수 없다"며 "대통령 스스로가 검찰총장에서 대선으로 직행한 바 있듯이 한 장관을 정치권으로 전격 발탁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윤심이 한동훈에 있다는 것을 띄웠을 때 국민 반응과 당원 반응을 보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여론과 당심을 떠보기 위한 용도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관저 정치의 제1호 산물은 유승민 전 의원이 당대표 되는 것은 막아라다"고 했다. 이언주 전 의원도 한 장관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이)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일단 검찰 출신이 아니다. 지금 현재 나와 있는 경쟁자들은 유 전 의원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 장관은 이미 국회에서 나름의 논리와 강단으로 민주당 의원들을 제압하며 스타성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여권 고위 인사는 "정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을 당대표로 앉힐 수 없다"면서 "연말·연초 개각이 예상되는데 내년 초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원 장관이 전격 등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 양천갑에서 내리 3선을 한 원 장관은 제주지사도 지내며 정무·행정 경험을 쌓은 데다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윤 대통령의 사람으로 자리잡았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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