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MZ세대도 피할 수 없는 고혈압
작년 20~30대 고혈압 2017년 대비 30% 증가
입력 : 2022-12-07 06:00:00 수정 : 2022-12-07 06:00:00
20~30대 젊은층도 고혈압 예방을 위해 평소 비만과 스트레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20~30대 MZ세대 고혈압 환자가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고혈압은 만성적으로 동맥의 혈압이 올라간 상태를 말한다. 혈압은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을 함께 측정해 매긴다. 최고혈압이란 심장이 피를 쥐어짤 때 측정되는 혈압이고, 최저혈압은 심장이 이완되어 혈액을 받아들일 때의 측정치를 의미한다.
 
정상혈압은 수축기 120mmHg 미만, 확장기 80mmHg 미만이며, 고혈압 전 단계는 수축기 혈압 120~139mmHg, 확장기 혈압 80~89mmHg 사이다. 과거에는 최저혈압이 고혈압을 진단할 때 더 중요하다고 인식됐지만, 요즘은 최고혈압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맥박압(pulse pressure), 즉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의 차이가 크면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세부터 39세까지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17년 19만5767명에서 2021년 25만2938명으로 증가했다. 4년 사이에 29.2%나 뛴 셈이다.
 
젊은층의 고혈압은 특히 20대에서 두드러졌다. 20대 고혈압 환자의 경우 2017년 대비 지난해 44.4% 증가했다. 20대 여성 고혈압은 61.8% 증가했으며 20대 남성 고혈압은 4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20대에서의 고혈압 증가 추이가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혜미 중앙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증가 원인으로 비만과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먹방과 배달 음식, 외식 위주의 소비 트렌드 등으로 인해 짜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 반면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량은 적어져 비만율이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장기적인 코로나19 유행과 취업난 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아져 젊은 고혈압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혜미 교수가 언급한 비만은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고혈압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미국 댈러스 심장 연구(Dallas Heart Study)에 따르면 비만은 교감신경 활성이나 혈압을 올리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통계자료도 유사한 결과를 나타낸다. 심평원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병원에서 20~30대 비만으로 진단된 환자는 6340명에서 2021년 1만493명으로 65.5%나 증가했다.
 
스트레스가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20~30대 고혈압 환자들은 학업, 취업과 바쁜 경제활동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와 피로도는 높으면서도 일상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비율도 적어 문제가 된다.
 
이같이 젊은 층에서 고혈압 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율은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혜미 교수가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대에서 고혈압 인지율은 17%로 낮고 치료율 또한 14%밖에 되지 않으며 지속치료율도 전체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낮다.
 
최근에는 젊은 층의 트렌드에 맞는 모바일, 웨어러블 스마트 워치, 블루투스 혈압측정기 등을 활용한 혈압 측정이 가능한 첨단 스마트기기들이 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생선, 견과류 위주의 올바른 식습관과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김혜미 교수는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고혈압 인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나, 혈압 측정 기회가 적을수록 고혈압에 대한 인지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젊은층일수록 만성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과 건강에 대한 관리가 부족해 나타난 결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혜미 교수는 "병원에 찾아온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의사에게 진단을 받거나 치료받는 비율이 낮아 고혈압을 오래 방치해 심장이나 신장과 같은 장기가 손상된 상태로 뒤늦게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오랜 기간 노출되면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하므로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20~30대 젊은 시기에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순환기내과 전문의와 상의해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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