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시중에 유통 중인 지폐 수명은 5만원권이 15년1개월로 가장 긴 반면, 5000원권이 5년3개월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페이 등 비현금 지급 수단 사용이 늘면서 현금을 쓰는 일이 줄다보니 지폐 수명이 길어졌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은행권의 유통수명은 전 권종에 걸쳐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권의 유통수명은 181개월(15년 1개월)로 2021년(179개월)에 비해 2개월 늘어났다.
1만원권의 유통수명은 135개월(11년 3개월)로 전년보다 4개월 길어졌고, 5000원권은 63개월(5년 3개월), 1000원권은 70개월(5년 8개월)로 전년보다 각각 0.3개월, 9개월씩 증가했다.
은행권 유통수명은 제조 은행권(신권)이 한국은행 창구에서 발행된 후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한은 창구로 환수될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뜻한다.
1000원권, 5000원권 등 저액권의 경우 주로 물품 및 서비스 구입, 거스름돈 등으로 빈번하게 사용돼 고액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통수명이 짧았다.
한은은 "올해 유통 수명 추정치는 전 권종에 걸쳐 대부분 증가하면서 최근의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면서 "비현금 지급수단 사용 확대와 온라인 거래 증가에 따른 거래용 현금 사용이 감소한데 주로 기인한"고 평가했다.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중간액면은 길고, 최고액면은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고액면인 5만원권은 현금 사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유로존(142개월), 일본(54개월)에 비해서는 길었다. 반면 영국(492개월), 미국(275개월)과 은행권 재질이 다른 호주(폴리머, 330개월), 스위스(혼합, 240개월)에 비해서는 짧은 편이었다.
한은은 "최저액면 및 중간액면 유통수명은 은행권의 내구성, 국민의 건전한 화폐사용습관 등으로 인해 주요국에 비해 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발권국에서 현금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현금 방출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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