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뇌전증 병역비리' 골프선수 등 무더기 기소
의사·프로게이며 등 15명…'적극 가담' 지인 등 6명도 재판에
병역브로커 K 동업자도 구속기소…컨설팅비 2억610만원 받아
입력 : 2023-01-26 16:20:48 수정 : 2023-01-26 16:20:48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뇌전증 환자'라고 속여 병역을 감면받은 의사와 골프선수 등 병역면탈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 공조한 '병역면탈합동수사팀'은 26일 의사와 프로게이머(코치), 골프선수 등 병역면탈자 15명과 이들 범행에 적극 가담한 지인·가족 6명 등 총 21명을 병역법 위반죄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돈을 받고 병역면탈을 도운 브로커 김모씨도 이번에 함께 구속기소됐습니다. 
 
행정사 김씨는 인터넷 병역상담카페 열어 병역의무자들을 유인한 뒤 “내가 준 시나리오대로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행세하면 병역을 감면시켜 주겠다”라고 약속하고 컨설팅비 명목으로 총 2억 61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씨는 앞서 구속된 이른바 '병역브로커 K'의 동업자이기도 합니다.
 
김씨의 병역면탈 컨설팅은 총 6단계. '뇌전증 5급 미판정시 보수 전액 환불'이라는 자필각서를 병역의무자들에게 써 준 다음에는 병원을 속일 수 있는 맞춤형 허위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허위 119 신고나 목격자 진술을 위해 가족·지인까지 범행에 끌어들였습니다. 병원을 속여 허위 진단서를 발급 받은 다음에는 이를 병무청에 제출하고 병무청 신체검사 직전 뇌전증약을 복용하도록 병역의무자들에게 지시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뇌전증은 발병 원인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뇌파·MRI 검사에서도 잘 잡히지 않아 전담의사 조차 쉽게 환자여부를 구별할 수 없는 어려운 점을 이용했다"고 범죄 특징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의료인 등 사회적 책임이 중한 전문직에 대해서는 본인뿐만 아니라 범행에 적극 가담한 공범자까지 엄중히 수사하여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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