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사 사법리스크 또 휩싸인 빗썸…2위 거래소 입지 '흔들'
검찰, '빗썸 실소유주 의혹' 강종현에 구속영장
실적 개선·사업 확장 올해 주요 과제…실명계좌 3월 만기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해 신뢰 쌓는 일 시급"
입력 : 2023-01-27 16:48:37 수정 : 2023-01-27 16:48:37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올해 초 오너리스크를 해소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최근 관계사 경영진의 횡령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여기에다 검찰이 빗썸의 또 다른 실세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씨에 대해 배임·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빗썸 내부는 다시 비상이 걸렸습니다. 올해 실명계좌 제휴 은행 변경 검토 및 수익성 개선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내부 경영진 윤리 경영 문제가 또 터져나오면서 빗썸의 입지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입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지난 2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사업가 강종현씨와 빗썸 관계자 2명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강종현씨는 배우 박민영과의 열애설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강씨는 빗썸 관계사 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대표이사인 강지연씨 친오빠로, 빗썸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지난해 새롭게 제기된 바 있습니다. 강씨가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빗썸의 관계사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지분 34.2%를 보유한 단일 최대 주주입니다. 검찰은 강씨를 비롯해 빗썸홀딩스 사내이사를 겸하는 강씨의 동생 강지연씨가 회사돈을 빼돌리거나 주가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 지난해 10월 비덴트와 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등 빗썸 관계사를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동생 강지연씨는 2020년 230억원으로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를 매입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일, 기존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졌던 대주주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1100억원대 사기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이정훈 의장과 관련한 사안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거론된 대표적인 오너리스크 중 하나로, 유죄로 결론났다면 신뢰도가 크게 떨어져 사업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을 겁니다. 오너리스크 해소로 한시름은 놓았지만 이번엔 관계사 불공정행위 의혹이 터지며 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아로와나토큰 시세조작에 가담했던 의혹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올해 빗썸은 실적 개선과 사업 확장이 해결해야할 주요 과제입니다. 빗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737억원, 영업이익 1517억원, 순이익 401억원을 거뒀습니다. 2021년보다 매출은 63.7%, 영업이익은 76.2%, 순이익은 92.9% 줄어든 수치로 업황 악화로 가상자산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거래량이 급감한 것이 주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빗썸은 지난해 자회사 빗썸메타 설립에 이어 NFT마켓을 출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본격 나서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자회사 로똔다를 통해 가상자산 지갑서비스 사업을 키우고 있습니다. 로똔다는 올해 초 웹3 지갑 서비스인 '빗썸 부리또 월렛' 사전등록을 시작해 운영중이며,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장 오는 3월에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계약 종료도 앞두고 있습니다. 빗썸은 실명계좌 계약 종료를 앞두고 NH농협은행과 이어온 계좌 제휴를 중단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빗썸은 인터넷은행, 시중은행 2~3곳과 논의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앞서 지난해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제휴해 고객 모객 효과를 높인 만큼 빗썸도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논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선 토스뱅크가 유력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이보다는 코인원과 먼저 제휴한 카카오뱅크와 적극적인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이용자들의 신뢰를 쌓는 일이 빗썸의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빗썸 내 직접적인 오너리스크는 해소했지만, 여전히 지배구조에 대한 의구심은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며 "직접적인 오너리스크 외에도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고객들의 신뢰를 쌓아가는 일이 중요해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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