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대통령 업무보고 불참
금융위, 민관 합동 업무보고…KB·신한·하나·농협지주 회장 참석
손 회장 연임 포기한 가운데 "금융당국과 갈등 탓" 분석
입력 : 2023-01-31 06:00:00 수정 : 2023-01-31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김보연 기자] 민관 합동으로 진행한 금융위원회 대통령 업무보고에 우리금융만 불참했습니다. 금융당국과 갈등 끝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했지만, 임기가 내달 말까지 남아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뒷말이 무성합니다. 
 
금융위는 30일 '흔들림 없는 금융안정, 내일을 여는 금융산업'을 주제로 올해 금융위 12대 정책과제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금융위는 통상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함께 업무보고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단독으로 보고하면서 그 형식도 바꿨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을 비롯해 주요 금융지주사와 금융투자협회, 금융연구기관 등이 참석해 민관 합동 업무보고 형식을 갖추기도 했습니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참석자 명단은 좀 이상합니다. 5대 금융지주그룹 가운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등이 모두 참석했지만,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만 불참했기 때문입니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해 11월 라임펀드 사태 책임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이후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달아 손 회장의 거취를 압박해왔고, 손 회장은 결국 지난 18일 회장 선출 작업이 시작되는 시점에 연임 도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손 회장은 연임은 포기하되 소송 포기 메세지는 내놓지 않으며 금융당국과의 법정다툼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금융위 업무보고 불참 배경에 대해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눈 밖에 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무보고에) 안나가는게 아니라 못 나가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임기가 다 되어 바뀔 사람이라 (업무보고에서)배제된 것 같다"고 했지만, 그렇게 따지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임기가 한달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당국이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흔들림 없는 금융안정, 내일을 여는 금융산업을 기치로 총 12개 정책과제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40조원 이상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부동산 PF부실화에 적극 나서 시장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자영업자에 대한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적용대상을 자영업자 전체로 확대하고, 한도를 상향하는 등 이용편의성을 제고할 계획입니다. 빅테크와 금융보안규제를 정비해 금융과 비금융의 융·복합 신상품과 서비스 출현을 독려할 예정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11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보라·김보연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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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라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