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교통 호재 약발이 부동산 시장에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GTX 사업 수혜가 예상되는 아파트들은 2년여 전 상당한 몸값을 보였지만 현재 급락세에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대외경제 상황이 변하지 않는 이상 GTX 호재 훈풍이 불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 아파트값 기준 경기 화성과 파주는 지난해 각 13.2%, 7.4% 하락했습니다. 지난 2021년 화성이 19.7%, 파주가 14.8% 상승했던 것과는 상반됩니다.
두 곳은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GTX-A 노선의 종착역이 들어서는 지역입니다. GTX-A는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과 강남 삼성역을 지나 화성 동탄까지 연결하는 노선입니다.
이 중 수서~동탄 구간은 내년 상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운정~서울역 구간이 운행을 시작하고, 오는 2028년 삼성역과 연결 예정입니다.
이같은 교통 호재와 별도로 집값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요. 실제로 동탄역과 인접해 수혜가 예상되는 경기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프레스티지' 전용면적 84㎡는 2021년 8월 최고 1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5억원 내린 9억4500만원에 팔렸습니다.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김성은 기자)
'상승률 1위' 의왕, 지난해 -15% 기록
특히 경기 남부 지역은 GTX 호재에 집값 급등세가 두드러졌던 곳입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택시장 불황에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한 해 38.6%로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차지했던 경기 의왕은 지난해 15%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시흥은 37.3%에서 -12.7%로, 안양은 28.9%에서 -11.2%로 변화 폭이 컸습니다.
이들 지역의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4주간 누적 변동률은 △화성 -4.3% △의왕 -3.6% △시흥 -3.1% △안양 -2.9% △파주 -1.6%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다른 곳도 큰 낙폭을 보여 경기 지역 전체 아파트값은 2.8% 하락했습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GTX-B 노선은 내년 초 착공해야 하고, C 노선은 연내 착공할 수 있도록 신속히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습니다.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2년 전이었다면 윤 대통령의 발언에 부동산 시장이 출렁였겠지만 지금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GTX 개발 등 호재들이 부동산 상승장에서는 플러스 요인이지만 하락장에서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부동산 하락 원인은 고금리와 글로벌 경제 위기 때문으로 개발 호재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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