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어 유승민까지 백기…양강 구도로 확정된 여당 전당대회 대진표
국힘 선관위, 당대표 컷오프 4명 확정
'김기현 대 안철수' 양강 구도 굳어져
입력 : 2023-01-31 16:24:13 수정 : 2023-01-31 16:31:4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3·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 인원을 4명으로 결정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마지막 변수'로 주목받았던 유승민 전 의원마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권 경쟁은 '김기현 대 안철수' 양강 구도로 압축됐는데요. 당대표 본경선에는 김 의원과 안 의원 외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진출이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국민의힘 유흥수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과 선거관리부위이원장인 김석기 사무총장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선관위원회 2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불출마 선언 직후여당, 컷오프 4명 확정
 
국민의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컷오프 규모를 당대표 후보 4명,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 4명 등으로 확정했습니다. 함인경 선관위위원은 회의 후 당대표 본경선 진출 인원 기준을 4명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많지 않아 5인은 많다고 생각했고, 과거 전력에 따라 4인으로 결정했다"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고 4인으로 만장일치 결정했다"고 말했는데요. 
 
선관위는 2월 2~3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오는 5일 서류심사를 통해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컷오프를 위한 예비경선은 8~9일 진행되며 본경선 진출자는 10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제 관심은 누가 본경선에 진출하느냐인데요. 출마가 유력시 됐던 유 전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며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전했는데요.
 
유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는 '비윤'(비윤석열)', '반윤'(반윤석열) 주자로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 강한 비토를 받아온 그가 윤석열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맞서는 상황이 부담이 된 가운데,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제외한 당원 투표 100% 방식으로 치러지는 전당대회 룰로 당선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배경으로 꼽힙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기현 대 안철수' 양강 구도남은 두 자리는 누구? 
 
유 전 의원의 불출마로 당대표 선거는 사실상 '김기현 대 안철수' 의원의 양강 구도로 굳어졌는데요. 현재까지 당권에 도전장을 낸 인사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 김건희 여사 팬클럽 회장인 '건희사랑' 회장 출신의 강신업 변호사 등 6명입니다. 
 
이 중 김 의원, 안 의원의 본경선 진출은 사실상 확정적이고, 현재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고려하면 황 전 대표와 윤상현·조경태 의원의 본경선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만 180세 이상 남녀 국민의힘 지지층 42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27일 공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9%포인트)를 보면, 김 의원(40.0%), 안 의원(33.9%)에 이어 유 전 의원 8.8%, 황 전 대표 4.7%, 윤 의원 3.2%, 조 의원 1.8% 순이었는데요. 불출마를 선언한 유 전 의원을 제외하면 황 전 대표와 윤 의원이 3, 4위를 차지했습니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두고 당권주자 교통정리가 마무리되면서 양강 구도의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관건은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을 지지하던 표심을 누가 흡수할지인데요. 
 
현재 각종 여론조사상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이라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표 결집이 더 중요해지는 만큼, 벌써부터 불출마한 이들에 대한 러브콜이 쇄도하는데요. 
 
당장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은 안 의원입니다. 나·유 전 의원의 불출마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이 크게 올랐기 때문인데요. 지난 30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알앤써치'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지난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국민의힘 지지층 44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7%포인트, 이상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보면, 안 의원이 39.8%를 기록하면서 김 의원(36.5%)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습니다.
 
안 의원은 범비윤계 표를 흡수해 결선투표 진입 후 1위 탈환을 노린다는 계획인데요. 다만 나·유 전 의원 모두 현재로선 "타 후보와 연대는 없다"는 입장이라 이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또 컷오프 인원도 변수인데요. 분모가 줄어들수록 득표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김 의원이 과반 득표에 성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 의원 본인도 일찌감치 "목표는 결선 투표 없는 과반 득표"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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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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