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이재용, 인도·동남아서 해법 찾는다
LG전자, 인도 푸네 공장서 냉장고 외 스마트TV·세탁기 등 생산 계획
삼성전자, 2005년 하노이 회담 후 지속된 베트남 투자
입력 : 2023-02-06 16:40:24 수정 : 2023-02-06 16:40:24
인도 LG전자 푸네 공장 전경(사진=LG전자)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구광모 LG(003550)(003550)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005930) 회장이 해외시장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기업들의 블루오션이었던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 인도나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데요. 여기서 구 회장과 이 회장의 약간 다른 해법이 드러납니다. '구광모 체제' 하의 LG전자는 인도에, '이재용 체제' 하의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주력하는 기류가 큽니다.
 
LG전자는 인도 푸네 공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해 냉장고 외에도 스마트 TV, 세탁기, 모니터 같은 다른 소비재도 제조할 계획입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 푸네 공장에 20억루피(약 303억원)을 투자해 양문형 냉장고 생산 라인을 증설했습니다. 현지 언론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푸네의 업그레이드 된 LG 캠퍼스에선 연간 20만대의 냉장고를 생산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LG전자는 그간 푸네 공장에서 단일 도어, 이중 도어 냉장고 등을 생산해왔는데요. 인도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증설을 결정한 겁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LG전자 인도 사랑…구본무 선대회장 '인도' 지목 일화에 구광모 회장 통큰 기부도
 
LG전자와 인도 시장과의 인연은 깊습니다. 앞서 LG전자는 1996년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알려진 산업도시 벵갈루루에 인도소프트웨어(SW)연구소를 시작으로 1997년 노이다 공장을, 2004년 푸네 공장을 잇달아 세웠는데요. 인도법인은 내수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 외에 중동, 아프리카 등에 수출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요 품목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입니다. 
 
이는 구본무 선대회장의 인도에 대한 관심부터 시작합니다. 구 선대회장은 지난 2010년 "세계 성장의 중심이 될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 자원투입을 늘리고, 긴 안목으로 현지 인재를 키우며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이미 13년 전 콕 집어 신흥 시장으로 인도를 지목한 겁니다. 이보다 앞서 재임기간인 2004년에도 브릭스(BRICs) 국가 가운데 하나인 인도 출장길에 나설 정도로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당시 LG 글로벌 사업의 중요한 승부처로 인도 시장의 중요성을 간파한 것이지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후에도 LG전자의 인도 시장 주력은 계속됐고 성장을 이어왔는데요. LG전자 관계자는 "인도법인의 성장과 발전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주거환경과 생활 문화를 고려한 인도 특화 제품 출시 △맞춤형 사회공헌활동 전개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습니다. 구 회장은 지난 2021년 인도 전지역에 코로나19가 들끓었던 당시에는 LG전자 인도법인을 통해 인도 내 10여 개 도시에 세워질 임시병원에 총 60억원을 지원하는 통큰 선행을 베풀기도 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초석 위에 세운 이재용 베트남 투자…"한·베 우호협력 증진"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베트남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 10월 취임 후 두 번째로 찾은 해외 출장지가 바로 베트남일 정도입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최대 생산기지이기도 합니다. 
 
삼성이 본격 투자 지역으로 베트남을 낙점한 건 이건희 선대회장으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2005년 이 선대회장이 판반카이 당시 베트남 총리의 '하노이 회담'이 그 시작이었는데요. 2009년 삼성SDI, 2013년 삼성전기, 2014년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들이 연이어 베트남에 진출하게 됩니다. 
 
이 회장이 지난해 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세운 연구개발(R&D) 센터도 이런 스토리 하에 이뤄졌습니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투자의 백미로 꼽히는 R&D센터는 2억2000만 달러(2830억원)가 투입됐는데요.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입니다. 이 회장은 당시 "삼성 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베트남을 삼성의 생산기지를 넘어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각오인데요. 해당 센터에선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와 무선 통신보안을 특화해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업계에선 '이건희 선대회장이 초석을 놓고 이재용 회장이 다진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회장이 지난 2012년 이 선대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삼성의 베트남 사업을 챙겨왔기 때문이지요. 현재 베트남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절반 가량이 생산되고 나머지는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구조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공장 2곳과 TV·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베트남 R&D센터 조감도(사진=연합뉴스)
 
"동남아 시장 향후 치열해질 전망…협력 관계 강화해야"
 
이렇듯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해외시장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기업들의 블루오션이었던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 인도나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게 눈에 띄는데요. 국내 전자업계 투톱인 양사의 이같은 동남아 시장 투자는 지속되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탈 중국화 등으로 인해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과거 값싼 인건비로 생산 거점이 됐던 중국보다 베트남, 인도 등 더 저렴한 인건비로 운용할 수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국내 주요 기업들에게는 더 이득으로 판단되는 것도 한 몫을 하지요.
 
이봉걸 한국무역협회 중국팀장은 "베트남·인도 등 동남아 시장에 중국 뿐만 아니라 일본, 우리나라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한 상황인 만큼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며 "산업 구조 생태계에서 협력·보안 관계를 우리 기업들이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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