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속도전…해운업황 침체 한몫
최대주주 산은, 매각 자문사 결정 준비
SCFI 1006.89p…손익분기점 붕괴 임박
입력 : 2023-02-06 17:54:55 수정 : 2023-02-07 11:23:43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진행 중인 HMM(011200) 연내 민영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최대주주 산업은행은 이달 내 매각 컨설팅 자문사 선정 제안요청서를 발송할 것으로 전했습니다. 특히, 최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1000선 붕괴가 임박하는 등 해운업황 침체 국면이 매각 작업 속도를 한층 끌어 올릴 것이란 관측입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의 지분율 20.7%를 보유 중인 산업은행이 연내 매각을 서두를 전망입니다. 산업은행은 HMM 매각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이달 내 발송하고, 회신 후 자문사를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산업은행이 정할 자문사는 HMM 매각에 대해 기본적인 틀과 방향을 수립하는 작업을 맡습니다. 따라서 향후 매각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앞서 강석훈 산업은행장은 지난해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HMM 매각과 관련해 "해운업은 전체적인 그림에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 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HMM은 산업은행, 해진공이 각각 지분 20.7%, 19.96%를 보유한 공적자금 투입 기업으로, HMM이 정상화된 시점에서 가치가 크게 떨어지기 전에 매각하는 것이 적기입니다. 다만, 올해 해운업 호황이 마무리되고 해운업황 침체 국면이 가시화됐습니다. 해상운임이 폭락하면서 HMM의 연내 매각 작업 속도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입니다.
 
SCFI 1000선…전년대비 80% 폭락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운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SCFI는 지난 3일 기준 1006.89포인트(p)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20일 1029.75p 대비 2.2%(22.89p)하락한 수치입니다. 매주 발표되는 SCFI는 지난주 중국 춘절 영향으로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수인 SCFI는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치인 5109.60p를 기록한 뒤 내림세가 계속됐습니다. 고물가 시기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했고,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현상의 지속, 물동량 감소로 1년 만에 5분의 1 수준까지 폭락했습니다. 하락 폭은 80%입니다.
 
업계 특성상 계절적인 비수기(1·4분기)가 현재 시기인 점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부 해운업계에서는 중국의 춘절 전후로 물동량이 급증해 운임을 올릴 것이란 예측도 있었지만 빗나가는 모양새입니다.
 
구체적으로 가장 비중이 높은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0달러 떨어지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36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유럽 항로 운임도 53달러 내린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961달러로, 2020년 8월 21일 이후 2년 반 만에 1000달러 아래로 하락했습니다.
 
SCFI는 산출 시작일 2009년 10월16일, 운임의 기준점인 1000p부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해운업체들은 보통 SCFI 1000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1000선의 붕괴는 손해를 보며 운항을 한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HMM, 실적 타격·'2M 얼라이언스' 해체도 압박    
   
해상운임 하락은 HMM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실적 추정 평균치는 전 분기(2조6010억원)보다 55.2% 하락한 1조164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운임 약세는 올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앞으로의 이익폭은 더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 글로벌 1, 2위 해운사 MSC·머스크가 최근 해운동맹 '2M 얼라이언스'를 2025년 해체하겠다는 발표가 HMM 매각작업 속도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합니다. 동맹이 헤체될 경우 세계 해운시장 재편 과정에서 지난 2010년 나타난 극심한 운임 경쟁 현상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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