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벽 높았다…BTS, 3년 연속 수상 불발(종합)
입력 : 2023-02-06 14:48:12 수정 : 2023-02-06 15:01:06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세계 대중 음악계 에베레스트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는 여전히 가팔랐습니다. 올해 3년 연속 수상에 도전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후보에 오른 3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이 불발됐습니다.
 
올해 6(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개최된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뮤직비디오'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했습니다. '올해의 앨범 상' 후보로 오른 콜드플레이의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를 통해 창작진 후보 자격도 얻었으나, 이마저도 수상 결과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우선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와 함께 한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아바의 '돈 셧 미 다운(Don't Shut Me Down)', 카밀라 카베요와 에드시런의 '뱀 뱀(Bam Bam)', 포스트 말론과 도자캣의 '아이 라이크 유(I Like You)',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의 '언홀리(Unholy)'와 경합을 펼쳤습니다. 이날 트로피는 스미스와 페트라의 'Unholy'에게로 돌아갔습니다. 특히 페트라는 트렌스젠더 최초로 그래미 사상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기록도 썼습니다.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서는 '옛투컴(Yet To Come)'으로 후보에 올랐으나, 트로피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올 투 웰(All to well)'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 등이 수록된 앨범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4대 본상 '제너럴 필즈' 가운데 하나인 올해의 앨범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이 부문 수상자는 해리 스타일스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그래미어워즈' 레드카펫에 참석했던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뉴시스/AP
 
BTS의 이번 수상 불발을 두고 올 한 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과 향후 입대 문제로 완전체 활동이 잠정 중단된 상황의 고려까지 하면 예상을 크게 빗나가진 않았다는 게 음악 평단의 대체적 관점입니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많은 분들이 BTS 수상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마이 유니버스'의 경우, 시장과 영향력 등의 측면에서 보면 과거 빌보드 핫100 7 1위에 올랐던 '버터'에 비해 임팩트가 약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습니다.
 
일각에선 BTS의 후보 지명과 무대가 최근 3~4년 새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만큼, 그래미가 서서히 빗장을 푸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K팝의 음악성, 예술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보는 의견도 우세합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기본적으로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춘 시상식이기 때문에 미국의 기준에서 봐야하는 것이 맞는데, 자꾸 한국 내의 위상을 근거로 국내 미디어들이 '과대망상'을 쏟아내는 것이 큰 문제"라며 "과거 노벨 문학상 발표 때마다 한국 취재진들이 국내 시인의 집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양상과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958년 시작된 그래미 어워드는 미국 레코드 예술 과학 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음악상입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1990년 시작),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1974년 시작)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지만, 세 시상식 중 음악성, 역사적 측면에서 가장 큰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타 음악 시상식과 비교해 지독하리만치 보수적인 선정방식을 고수하기로 유명합니다. 한 해 동안 차트를 휩쓴 가수도 그래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무관뿐 아니라 후보에 오르지도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김작가 평론가는 그래미의 경우, 보수적인 성향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오히려 그럼으로써 권위와 화제성을 이어가는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음악성 뿐 아니라 시대의 변화까지 아우르는 최종 이벤트라는 시각에서 사상 첫 트렌스젠더(킴 페트라) 수상까지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봤습니다.
 
올해 그래미의 주요 부문(제너럴 필드)에는 올해의 앨범해리 스타일스를 비롯해 올해의 노래에 보니 레잇, ‘베스트 뉴 아티스트(신인상)’에 사마라 조이, ‘올해의 레코드에 리조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비욘세는 32번째 그라모폰을 들어 올리며 최다 수상 역사를 썼습니다.
 
올해 그래미 '베스트 듀오/그룹' 상을 수상한 샘 스미스와 트렌스젠더 최초 수상자 킴 페트라. 사진=뉴시스/AP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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