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기사 '월례비 요구' 면허취소…정부, 건설노조에 초강수
정부, 건설노조 불법행위 강경 대응 기조 유지
월례비 수취·채용강요 등 현장 불법행위 즉각 처벌
성실·품위유지 '의무 규정' 적용…위반 시 조종사 면허 정지
입력 : 2023-02-21 11:32:05 수정 : 2023-02-21 11:39:03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타워크레인 기사의 월례비 관행, 채용강요 등을 건설현장 불법행위로 판단, 단속 강화에 나섭니다. 특히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강요·협박·공갈죄를 적용하는 등 즉시 처벌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국가기술자격법'에 성실·품위유지 의무 규정을 적용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를 정지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서울 용산 집무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을 보고했습니다. 이번 대책은 법무부·고용노동부·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해 마련했습니다.
 
이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노동개혁의 실현을 위해 건설현장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끝까지 범정부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최근 국토부가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월례비를 수취한 438명 중 상위 20%(88명)는 평균 9500만원을 받았습니다. 이 중 한 명은 2억2000만원에 달하는 월례비를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는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불법행위 신고 현장에 대한 점검 및 주요 건설 현장에 대한 상시 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공공기관은 조직 내 전담팀을 설치하고 민·형사상 조치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섭니다. 이를 통해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및 부당이익 환수 선례를 마련하고 해당 조치 결과를 업계에 전파할 예정입니다.
 
지난 1월 건설 노조를 대상으로 형사 고소에 나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도 이달 중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추진합니다.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유관 협회도 협회 내에 익명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합니다.
 
노조 보복을 우려하는 등 신고에 소극적인 회원사에 대해서는 협회가 고발을 대행합니다.
 
21일 정부가 건설현장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조원들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물리력을 행사하고 있는 모습.(사진=국토교통부)
 
특히 건설현장 내 불법·부당행위에 대해 신속한 제재와 처벌을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가능한 현행 규정을 우선 활용, 적용하고 필요한 입법 등 보완조치가 병행됩니다.
 
채용강요, 협박 등에 의한 노조 전임비 및 월례비 수취 행위는 형법상 강요·협박·공갈죄를 적용해 즉시 처벌합니다. 예컨대 기계장비로 공사현장을 점거하는 경우에는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적용합니다. 위법한 쟁의 행위 역시 '노동조합법'을 적용해 즉시 처벌한다는 입장입니다.
 
월례비를 주지 않는 경우 발생하는 태업의 경우도 관련 안전규정이 산업 재해의 예방이라는 취지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정비합니다. 또 '건설기계관리법'상에 월례비 강요, 기계장비 공사 점거 행위에 대한 사업자 등록 또는 면허 취소 제재 처분 근거를 마련하는 입법도 추진합니다.
 
추가 특별조치로는 국가기술자격법상의 성실·품위유지 의무 규정을 적용합니다. 이는 부당금품을 수수하는 등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건설기계 조종사의 면허를 정지하는 방안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 발표 이후에도 월례비 강요 등 부당금품을 수수할 시에는 해당 조종사에 대한 면허 정지 처분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 활성화를 위해 불법행위 최초 신고자에게 신고포상금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민사재판 항소심에서는 월례비에 대해 사실상 임금이라는 취지의 판결이 나온 바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건설현장 불법행위에 대해 강요·협박·공갈죄 적용해 처벌하는 내용의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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