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넘어오는 서울시 기피시설...경기도민 '불만 고조'
도내 서울시 기피시설 수십여개…시설 이전 현재 진행중
경기도, 시·군-광역자치단체 갈등 전수조사 실시
입력 : 2023-03-20 06:00:00 수정 : 2023-03-20 06:00:00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서울시가 운영하는 주민기피시설 다수가 오랜 기간동안 경기도에 자리하면서 도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광명시와 고양시에서도 서울시 기피시설을 둘러싸고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계속되며 지자체 갈등으로 불거진 상황입니다.
 
19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서울시가 도내에 설치한 주요 기피시설은 난지물재생센터, 서울시립승화원 등 8곳으로, 고양·파주·구리시 등에 분포돼 있습니다. 여기에 소규모 시설을 포함하면 수십 개의 기피시설이 경기도에 자리 잡은 상태입니다.
 
고양시에는 난지물재생센터와 서대문구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시설, 서울시립승화원과 벽제리 묘지가 위치해 있고, 구리시에는 망우리 묘지가 있습니다. 또 파주시엔 용미리 1·2 묘지가, 남양주시엔 내곡리 묘지가 있습니다.
 
문제는 주요시설이 모두 경기북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발전에 제약이 걸린 상황에 서울시 기피시설까지 자리하고 있어 경기북부 발전에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난지물재생센터 전경. (사진=고양시)
 
서울시 기피시설…경기도 경제 발전 저해
 
이 가운데 최근 서울시는 구로차량기지를 광명시로 이전한다고 해 경기도 주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로차량기지는 1974년 구로구 구로동 일대인 서울 외곽에 조성됐습니다. 그러나 서울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현재는 차량기지가 도심 한복판에 남아있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구로구 도심의 발전이 저해됐고, 구로구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등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에 2000년대 접어들어 서울시는 차량사업소 이전을 계획했고, 국토부가 광명·시흥 보금자리지구 지정과 함께 차량기지 지하화 등을 조건으로 광명시를 이전지로 지정했습니다.
 
광명시도 구로차량 이전을 두고 지하화와 전철역 5개 신설 등의 조건을 정부에 요구하며 이전지를 받아들이는 듯 했으나 정부가 보금자리지구를 해제하고, 지하화도 철회하자 결국 이전 전면 백지화로 기조를 바꿨습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지난 14일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 반대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의 혐오시설로 인한 문제는 서울시 안에서 해결해야 하고, 서울시의 혐오시설을 경기도로 이전하는 것은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것이다"며 "구로구민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광명시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행정을 중단하라"고 반대 의사를 표했습니다.
 
서울시와 지자체의 갈등은 고양시도 수년째 지속 중입니다. 지난해 고양시는 인구 100만명을 넘어서며 특례시로 승격했습니다. 도심 발전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 고양시 곳곳에 있는 서울시의 기피시설은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인근 주민들을 고통 속에 살게 만들었고, 고양시에 위치한 서울시립승화원은 경기도 내에 있음에도 서울시가 운영한다는 이유로 서울시민과 고양·파주시민을 제외한 경기도민들은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서울시가 마포 소각장 건립 부지를 고양시와 인접한 마포구 상암동으로 결정하면서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주소지는 서울시가 맞지만, 고양시 덕양구 대덕동과 맞닿아 있어 사실상 고양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보입니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신규 소각장을 짓기로 계획한 만큼 서울시민과 고양시민들을 대상으로 주민공청회를 여는 등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반발이 거세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고양시 역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소각장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서울시가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선정했다고 하지만, 고양시와는 어떠한 사전 대화의 노력도 없었다"며 "기존 서울시가 운영하는 난지물재생센터, 승화원 등 기피시설로 고통받아 온 고양시민에 대한 일말의 배려도 없던 것이 더 놀랍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7일 시민들이 마포소각장 건립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도, 중재자 역할 기대
 
계속된 서울시와 경기도내 기초지자체의 기피시설을 둔 입지선정 갈등에 경기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우선 경기도는 도내 시·군과 타 자치단체와의 갈등이 상당수 있는 것을 고려해 서울시와의 갈등 뿐만 아니라 이 외의 광역자치단체 갈등 사례까지 전수조사해 갈등조정 및 중재에 나섭니다.
 
주민들의 반발이 큰 '마포 소각장'에 대해선 경기도 공공갈등관리 종합계획의 중점관리갈등 대상으로 분류해 일대일 자문 전문가 지정을 추진하는 등 고양시-서울시 간 갈등의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설 전망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6일 도의회 도정질의에서 '서울시 운영 주민기피시설 경기도 내 입지에 대한 경기도의 대응은'이라는 질의에 "서울시 뿐만 아니라 그 밖의 광역시와의 갈등에도 경기도가 나서서 갈등조정 중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지사는 "고양시뿐만 아니라 파주시를 비롯한 경기도내 시·군이 인접한 서울시와 갈등을 빚는 사례가 제법 있다"며 "이같은 경우 기초자치단체인 시가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시와의 갈등조정과 협상에서 떨어진 협상력으로 많은 애로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지역갈등 특히 도내 기초자치단체와 서울시,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이견이 있을 경우 도가 관심갖고 중재할 것"이라며 "경기도 시군이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갈등하는 기피혐오시설, 교통 등을 전수조사 해 경기도가 나서서 갈등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승원 광명시장과 광명시 지역구 도의원들이 14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광명시)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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