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커지는 '탄소중립 기본계획'…보이콧 반발에 목표 가능성 의문
시민사회단체 반발 확산…비판 목소리 거세
"재생에너지 명확한 수치보단 고민하자는 방향"
"글로벌 기업 경쟁에서 잘못된 시그널 줄 수도"
입력 : 2023-03-28 05:00:00 수정 : 2023-03-28 05:00:00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를 줄이겠다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공개된 이후 "기후위기 대응을 포기했다”며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산업 부문 현실을 감안해 목표치를 줄인 것은 인정하면서도 전환 부문에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어떻게 늘릴지 실질적 방안이 없다는 점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들의 탄소 저감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기업 경쟁력을 약화하는 쪽으로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는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과 관련한 세번째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반쪽짜리 탄소감축 토론회'에 그쳤습니다.
 
환경·시민계의 보이콧이 이어지는 등 비판 목소리가 거셌기 때문입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YWCA, 환경재단 등 기후위기 비상행동과 연대한 주요 환경단체를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 토론회는 1회성 구색 맞추기 행사"라며 "기후위기 최일선에 있는 당사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현재 탄녹위는 해체하고 현재 온실가스 감축 정부안을 철회하고 처음부터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환경단체는 산업계에 보다 많은 부담이 주어졌어야 함에도 부담을 되레 완화한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다음 정부, 미래세대로 미루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최승국 환경 연구소 나우앤의 대표는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탄녹위를 새롭게 구성하는 게 맞다"면서 "2027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하게 줄이겠다는 현재 정부안은 부담을 다음 정부로 넘기겠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4일 청년단체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도 정부 측 답변에 불만을 표출하며 일부 인원이 퇴장하기도 했습니다.
 
김상엽 탄녹위 민간위원장은 "의견 수렴 과정이 짧았다는 점을 인정하며, 의견을 듣는 기간을 최대한 늘려서 계획 실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시민단체와 청년, 이해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는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과 관련한 세번째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반쪽짜리 탄소감축 토론회'에 그쳤습니다. 사진은 태양광 발전 설비. (사진=뉴시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산업부문 11.4% 감축도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고려했을 때 여전히 매우 도전적인 목표임은 분명하다"며 "탄소감축을 위한 획기적인 기술개발 및 상용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의 추가적인 설비투자는 추가배출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신한울 3, 4호기 현 정부에서 건설 시작한데도 2035년 완공될텐데, 전환 부문 재생에너지가 떠 맡을 수 밖에 없다"며 "재생에너지 왕창 늘릴 수 밖에 없다는 건데, 작년 재생에너지 수년 동안 설비증가률 가장 낮았고 재생에너지 실적도 낮다. 전환부문에서 온실가스 어떻게 줄일건지 전략이 명확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국제 사회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탄소 저감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데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쪽으로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며 "탄소감축에 크게 지원도 안하고 감축도 안하겠다는 건지 기업들은 속앓이 할 수 있다. 우리 산업계에 도움이 되는 전략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탄녹위 자체 심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된 최종안을 4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는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과 관련한 세번째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반쪽짜리 탄소감축 토론회'에 그쳤습니다. 사진은 국가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발표하는 탄녹위 모습. (사진=뉴시스)
 
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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