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증시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커버드콜 펀드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커버드콜은 주식과도 같은 기초자산을 매수하고 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콜(call) 옵션'을 매도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 전략인데요. 이를 활용하면 기초자산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옵션 거래에서 매도자가 매수자로부터 받는 금액인 옵션 매도 프리미엄만큼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기초자산가격이 소폭 상승하면 콜 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만큼 추가 수익을 낼 수 있죠.
다만 기초자산가격이 크게 상승할 경우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집니다. 또 콜옵션 매도로 인한 수익은 배당 재원으로 활용돼 배당수익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례로 기초자산이 1만원이고 콜옵션 행사가격이 2만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콜옵션 매도는 옵션만기일에 기초자산을 2만원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판매한다는 것이겠죠. 이 상황에서는 기초자산이 2만원 위로 오르지 않는 한 옵션을 판매한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콜옵션 매수의 경우 옵션만기일에 기초자산을 2만원에 살 수 있는 것인데요. 옵션만기일에 기초자산이 2만원보다 상승하면 이 권리를 행사하는 게 좋겠죠. 대신 콜옵션을 판매한 사람은 오른 만큼 손해를 보게 돼요.
커버드콜 전략 활용한 ETF 수익률 '쑥'
옵션을 매도해 생긴 프리미엄은 수익으로 직결되는데요. 커버드콜 ETF 콜옵션 프리미엄은 매월 분배금 형식으로 지급됩니다. 고배당인데도 변동성이 낮아 인컴투자 상품으로 꼽히기도 하죠. TIGER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의 경우 매월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지난해 9월 상장 이후 매월 1% 수준의 월간 배당률을 기록했습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주식종목처럼 편하게 거래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은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8.05%로 나타났습니다. 마이티200커버드콜ATM레버리지가 수익률 11.05%로 가장 높았고, 이어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 H) 9.35%, TIGER 200커버드콜5%OTM 8.27%를 기록했습니다.
이 커버드콜 ETF들은 상품마다 구조가 달라요. 커버드콜 ETF 종목명에는 옵션 행사가격과 옵션 프리미엄 차이를 반영한 용어인 ATM, OTM가 붙어있습니다. 옵션 행사가격 기준에 따라 구분한 내가격옵션(ATM)과 외가격옵션(OTM)을 의미합니다. ATM은 현재의 지수를 옵션 행사가격으로 하고, OTM은 콜옵션 행사가격을 현재 기초지수보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비싸게 정하는 것입니다. 소폭 하락하는 장세에서는 ATM의 수익률이 유리하고, 소폭 상승하는 장세에선 OTM이 더 나은 성과를 거두겠죠.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주가지수도 다릅니다.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 H),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 등은 미국 증시를, 나머지는 국내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요 보유 종목별로 살펴보면, 수익률이 가장 높은 마이티200커버드콜ATM레버리지의 경우 삼성전자와 TIGER200선물레버리지의 편입비중이 각각 18.75%와 17.07%로 가장 높습니다.
'배당'이 들어간 ETF의 경우 성장성이 부각된 고배당주를 종목에 편입하고 있는데요.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는 POSCO홀딩스의 비중이 3.78%로 원화예금 다음으로 높아요.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 H)도 배당금은 높지 않지만 매년 배당을 늘리고 있는 웨스트파마슈티컬서비스와 WW 그레인져를 담았습니다.
운용보수 높고 주가 변동폭 클 때 불리
커버드콜ETF는 운용보수를 많이 받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국내 ETF들의 평균 운용보수는 연 0.3% 수준인데, 커버드콜 ETF는 이를 훌쩍 넘긴 상품이 많거든요. DB마이티200커버드콜ATM레버리지는 0.51%, 마이다스 200커버드콜5%OTM 연 0.45%,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 연 0.4%입니다.
커버드콜은 주가 변동폭이 큰 장세에서 불리하고, 증시가 정체된 박스권 구간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급격한 상승장에서는 기초자산 상승률을 그대로 쫓아갈 수 없어 일반형 ETF 대비 수익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뒤 다시 반등해 코스피가 120%나 올랐을 때에도 커버드콜ETF의 수익률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보다는 방망이를 짧게 쥐고 단기적 관점에서 활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재석 NH투자증권연구원은 "주가의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커버드콜 ETF도 안정적인 인컴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가격 하락 리스크도 낮출 수 있고 미국 배당성장주 커버드콜 ETF 같은 상품은 기존 커버드콜 대비 기초자산의 안정성도 높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증권계좌대비 300%, 연 2.6% 토마토스탁론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