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칸 페스티벌 각본상 '몸값' 감독·작가 "수상, 우리도 이유 궁금할 정도"
입력 : 2023-05-09 07:01:14 수정 : 2023-05-09 07:01:14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지난달 19일 열린 제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폐막식에서 장편 경쟁 부문 각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는 한국 드라마 최초이자 국내 OTT 오리지널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칸 시리즈페스티벌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몸값'은 각자의 이유로 몸값 흥정이 벌어진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면서 펼쳐지는 스릴러 작품입니다.
 
전우성 감독은 칸에서 수상 당시 얼떨떨한 기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인정을 받아 기분이 좋았지만 함께 작업을 한 곽재민 작가와 최병윤 작가가 현장에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습니다. 곽작가는 한국에서 예상 못한 소식을 전해 듣고 많이 놀랐다고 했습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고 너무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각본상이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주는 게 아닌 작품 자체를 보고 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스태프, 호연을 펼친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그들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최작가는 살면서 가장 축하 연락을 만이 받았다고 유쾌하게 소감을 전했습니다.
 
전감독과 최작가는 이전에도 공동 작업을 한 이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 사람이 공동으로 작업을 하게 된 건 '몸값'이 처음이었습니다. 전감독은 처음부터 자신이 연출자로 나서기로 되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곽작가의 경우 구조를 짜고 큰 틀 안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고 했습니다. 곽작가는 각자 잘하는 지점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최작가의 경우 작가이기도 하지만 배우도 하고 있기 때문에 말맛을 살리는 대사에 탁월하다고 칭찬을 했습니다. 연기를 해본 사람과 해보지 않은 사람이 쓰는 게 다르다면서 디테일한 장면을 쓰는데 장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전감독은 칸을 다녀오면서 유럽 매체에서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많이 느꼈다고 했습니다. '몸값'을 본 외신들이 한국 사람들이 돈에 집착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표현 방식에도 외국 작품에 비해 잔인한 묘사가 덜함에도 불구하고 더 잔인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개인적인 인상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1차원적으로 보이는 유머 요소는 부산에서 상영했을 때나 칸에서 상영했을 때나 반응이 비슷했다고 했습니다. 전감독은 한국식 말장난의 경우 아무래도 이해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전감독은 '몸값'의 수상이 펜데믹을 지나면서 시장이 변하면서 수혜를 받은 것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전감독은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한국 드라마를 해외에 보여줄 통로가 많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시각들이 디테일해지면서 그 수혜를 '몸값'이 받게 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곽작가는 창작자가 살아온 토양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다고 했습니다. 좋은 흐름 속에서 한국 콘텐츠가 다방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걸 염두하고 작품을 쓸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기생충'을 예로 들면서 한국적인 이야기임에도 전세계가 열광을 한 것처럼 하던 대로 개인적이고 자신이 살아온 땅에 맞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좋게 봐주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또한 이 시대가 원하는 이야기가 자신의 취향인 경우가 창작자에게 행운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큰 틀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시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길 기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몸값'은 열린 결말로 끝을 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세 사람은 '몸값' 시즌2에 대해서 말을 아꼈습니다. 아무 것도 이야기가 된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던 만큼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상상을 해봤다고 했습니다. 전감독은 외계인이 나타나는 상상을 하기도 했고 다른 공간이 지구와 이상하게 연결되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최작가는 지구 맨틀에서 괴물이 올라오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티빙 '몸값' 최병윤작가, 전우성 감독, 곽재민 작가.(사진=티빙)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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