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한 서울시 침수대책, 집중호우 막을 수 있나
서울시, 풍수해 안전대책, 방재성능목표 최대 110㎜ 상향
전국 최초 ‘침수 예·경보제 도입…인명피해 제로화 목표
전문가 “충분치 않아…침수위험지역 이주대책 수립해야”
입력 : 2023-05-11 16:20:00 수정 : 2023-05-11 18:05:0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지난해 침수피해를 교훈삼아 올해 침수대책을 강화했습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반지하주택 등 침수위험지역의 피해를 줄이기엔 부족하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여름철 100년 빈도가 넘는 폭우가 동작·관악·강님 일대에 내려 반지하주택을 중심으로 8명이 사망하고 684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올해도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장마철에 작년 못지않은 큰 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기상청의 3개월 전망을 살펴보면 7월 강수량은 평년 245.9~308.2㎜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작년 8월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관악구의 한 반지하주택. (사진=뉴시스)

서울시 "올해 침수 인명피해 없도록"
 
서울시는 올해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며 ‘2023년 풍수해 안전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서울시는 기후재난이 현실화됨에 따라 서울 전역의 방재성능목표를 시간당 95mm에서 시간당 100~110mm로 상향했습니다.
 
하수관로, 빗물펌프장 등 방재설비는 100~110mm 강우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하며, 재해지도도 업데이트를 마쳤습니다.
 
올해부터는 이상 폭우로 침수가 발생할 것이 예상되면 이를 선제적으로 경고해 시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침수 예·경보제’를 전국 최초로 시행합니다.
 
강남역·대치역·이수역사거리 3곳에서는 ‘침수취약도로 사전통제’를 시행해 경찰과 협업해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우회도로를 안내합니다.
 
서울시는 주거지나 하천 등의 침수 발생 가능성을 실시간 예측하고 위험도를 알려주는 침수예측 정보시스템을 개발해 올해부터 운영합니다.
 
빗물이 지하철 역사 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지하역사에 물막이판, 침수우려지역에는 하수도 맨홀 추락방지시설 6000개를 우기 전까지 설치합니다.
 
비상 발령 시 침수취약가구를 보호하는 ‘돌봄서비스’, 주요 침수지역을 관리하는 ‘현장기동반’, 산사태 취약지역을 순찰하는 ‘산사태 현장예방단’, 원활한 빗물 배수처리를 위한 ‘빗물받이 관리자’ 제도를 운영합니다.
 
서울시는 우기 전까지 반지하 전수조사를 진행해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할 방침입니다.
 
취약가구 거주 및 침수 위험지역을 포함한 21만호 전체에 대한 조사를 서둘러 침수예방시설 설치가 필요한 경우 각 상황에 맞는 시설을 설치합니다.
 
침수 위험도 판단과 동시에 거주자 면담조사를 진행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거상향도 지원합니다.
 
서울시는 올해 1000호를 목표로 추진 중인 반지하주택 매입이 속도가 더딘 만큼 기준을 완화해 확대할 방침입니다.
 
작년 8월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시민들이 반지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 침수피해 재연 우려 “충분치 않아”
 
서울시가 이날 내놓은 여름철 침수대책을 두고 전문가들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물난리가 다시 날 경우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장 작년에 피해를 입었던 침수위험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된 정책만으론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반지하주택에서 발생한 침수·역류 현상이 작년 집중호우 당시 인명피해의 주된 원인이었던만큼 반지하 주민에 대한 이주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당연히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비가 안 오기를 바랄 뿐”이라며 “제일 부족한 건 이주할 사람들은 임대주택으로 이주해서 진짜 위험한 사람은 거기서 빠져나와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여주기식 정책이지 실제 지하 침수 위험이 있는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정책이 없다”며 “해결이 되는 집도 있겠지만 작년에 참사 났던 관악구처럼 상습침수구역은 해결이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작년 8월 집중호우 당시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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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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