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 않은 ‘펀 디자인’ 벤치…또 상 탔다
서울시,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년 연속 수상 쾌거
물방울 컨셉, 다양한 형태 결합해 재미·유희 경험
획일적인 공공디자인 벗어나 도시에 매력 불어넣어
입력 : 2023-05-14 11:15:10 수정 : 2023-05-14 11:15:1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도입한 ‘펀 디자인’으로 만든 벤치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공공기관으로는 이례적으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하며 ‘디자인 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자리매김했습니다.
 
열린 송현광장에 설치된 소울 드롭 벤치. (사진=서울시)

작년에 이어 올해도, 3대 디자인 어워드 휩쓸어
 
서울시는 도시시설물에 재미있는 디자인을 적용한 펀(Fun) 디자인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발한 ‘소울 드롭(Soul Drops) 벤치’가 iF 디자인 어워드 제품부분 본상을 수상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의 마케팅 컨설팅회사 International Forum Design사에서 주관하는 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디자인 시상식이자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미국의 ‘IDEA 어워드’와 더불어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힙니다.
 
디자인, 건축, 산업 분야 20여개국, 60여명의 저명한 국제 전문가 패널들이 실용성, 안전성, 내구성, 인체공학적 배려, 독창성, 환경과의 조화, 자원 절약, 기능의 시각화 등을 기준으로 선정합니다.
 
서울시는 작년에도 ‘구름막’으로 건축 부문 본상을 수상해 2년 연속 수상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구름막은 하얀 뭉게구름 밑에 누워있는 느낌의 그늘막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 한강공원 등지에서 자연스럽게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야외활동이 가능합니다.
 
구름막은 IF 디자인 어워드 외에도 한국 FM대상 도시디자인부분 대상을 수상하는 등 코로나 시대 시민들을 힐링시켜줄 수 있는 펀 디자인 공공시설물로 호평받았습니다.
 
서울시가 작년에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구름막. (사진=서울시)
 
물방울 컨셉 5개 모듈, 다양한 분리 결합 특징
 
소울 드롭 벤치는 다양한 모양을 이루는 물방울처럼 가변적이고 유연한 형태와 기능으로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했습니다.
 
스툴, 선베드, 라운지 소파 등 좌석유형이 다른 5개의 모듈로 구성돼 모듈에 따라 분리와 결합이 가능하도록 해 다양한 변신이 가능합니다.
 
또 감염병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유연한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는 야외활동이 가능하도록 배려했습니다.
 
이를 이용해 개인 혹은 소규모 모임을 하면서 소울 드롭 벤치에 앉아 자연을 조망하며 휴식을 취하면서 기존 벤치와는 또다른 재미와 유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각 모듈의 배치에 따라 1인부터 1+1인, 2인, 2+1인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 장소의 특징에 따라 개성있는 벤치 연출이 장점입니다.
 
소울 드롭 벤치는 디자인 및 경제성에 적합한 재료인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를 적용해 잦은 침수가 일어나는 수변지역에 설치해도 청소와 유지관리가 쉽습니다.
 
벤치 중앙의 배수홀은 빗물이 바로 빠져나가도록 하여 비가 온 뒤에도 바로 사용이 가능하며, 구조검토를 거쳐 한강의 잦은 침수에도 유실되지 않도록 기단의 높이와 크기를 설계했습니다.
 
각 모듈의 하부와 모서리는 둥글게 처리해 사용자의 안전성과 통일성을 확보했습니다.
 
플라스틱 외에도 나무 등 다양한 재질로 제작이 가능하고 파스텔톤이나 원색 등 여러 색감을 표현할 수 있어 서울시 공공공간을 재미있게 디자인 할 수 있습니다.
 
소울 드롭 벤치는 현재 열린 송현광장에 설치됐으며, 6월부터는 한강공원으로 확대해 서울의 공원과 녹지 곳곳에서 시민들이 보다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실물 체험 뿐만 아니라 세계 도시 최초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인 ‘메타버스 서울’ 광장에도 설치해 온라인에서도 간접 체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양하게 결합 분리 가능한 소울 드롭 벤치. (사진=서울시)
 
전문가 "펀 디자인, 도시에 활력 더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펀 디자인 프로젝트는 시민의 우울감과 정신적 긴장감 극복을 위해 즐거운 공공디자인의 필요성에 착안한 프로젝트로, 기능성은 물론 단순한 재미를 넘어 상호 유대감과 도시에 대한 몰입을 유도합니다.
 
오스트리아 빈 쇤브룬 궁전 앞 ‘You MAY 체어’나 팽이의자로 유명한 ‘스펀체어’, 상하이의 보행자 전용 다리, 스코틀랜드의 런콘 조경가든 등이 펀 디자인의 사례로 꼽힙니다. 
 
기존 공공디자인이 획일성으로 인해 딱딱하고 메마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면, 감성적이고 위트가 담긴 펀 디자인 시설물을 배치함으로써 시민들이 정서적 친밀감을 갖고 장소 내부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펀 디자인이 도시에 매력을 더함으로써 천편일률적인 공원, 하천, 길가가 아닌 각 장소만의 특징과 색깔을 갖추게 해 도시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역할입니다.
 
김현중 이화여대 명예교수(서울시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 위원장)은 “물방울이 서로 떨어지고 붙는 모습을 구현하여 처음 의자를 보았을 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자의 모양이 아니어서 흥미를 느끼고, 모듈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면서 도시공간에 활력을 주는 시설물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두 번이나 국제적 상을 수상한 것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펀 디자인 사업의 결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펀 디자인은 기능적인 건 물론이고 사람의 감성과 내재된 욕구까지 디자인에 반영해서 사람이 그 디자인을 보거나 사용하는 순간에 욕구 같은 것들이 해소될 수 있는 것”이라며 “메마르기만 한 도시 공간이 조금 더 도시민들에게 친숙해지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런콘 조경가든.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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