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뗀 코오롱글로벌, 부채비율 줄고 성장 기반 구축
부채비율 299% 기록…분할 이후 재무안정성 개선
누적 수주 11.2조…상사·스포렉스 부문 성장도 가시화
입력 : 2023-05-17 18:00:00 수정 : 2023-05-17 1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인적분할 이후 첫 성적표를 받은 코오롱글로벌이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초 건설부문과 자동차부문을 쪼개는 인적분할을 단행하기로 하면서 부채비율이 200%대로 대폭 낮아지는 등 재무 안정성을 높였기 때문입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99%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분할 전인 작년 말(403%)에 견줘 104%포인트 하락한 수준으로, 전년동기(317%)와 비교해도 낮은 상황입니다.
 
(사진=코오롱글로벌)
 
재무구조 개선은 수입차부문에 내재됐던 투자 리스크가 분산된 점이 주효했습니다. 통상 수입차의 경우 거래처에서 외상으로 사들이는 매입채무 증가가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매입채무 성격의 미결제 금액이 차입금으로 계상됐던 요인들이 해소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올해 1분기 외상매입금은 2733억5400만원으로 전년말(3019억2300만원)보다 9.46% 감소했으며 미지급금은 332억5900만원으로 42.82%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장기 매입채무를 포함한 총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는 6998억원에서 4519억원으로 35.4% 하락했으며 부채는 24% 감소한 1조723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운영자금을 위한 차입으로 순차입금비율은 올해 1분기 72%를 기록하는 등 작년 동기(67%)보다 증가한 상황이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금융기관 예치금 포함)은 2187억9100만원으로 작년 말보다 20.5%, 전년동기보다 37.5% 늘어났습니다.
 
원자재가격 상승 부담에 따른 원가율 악화로 주택·건축 부문 수익성이 둔화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유동성을 강화하고 건전성 개선을 이뤄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표=뉴스토마토)
 
매출 기반 역시 확보한 상태입니다. 올해 1분기 코오롱글로벌은 삼성전자 평택 사무동(1차수, 450억원), 대웅제약 나보타 공장(약 529억원), 대웅바이오 공장(618억원) 등 4697억원 규모의 신규수주(달성률 11.7%)를 따냈습니다. 누적 수주 잔고는 11조2000억원으로, 향후 4년 이상의 일감에 달합니다.
 
여기에 고수익성 공동개발사업 잔고는 2021년 1조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조4000억원까지 늘어났습니다. 올해 비주택부문 수주도 전년(1조1000억원)보다 2배 뛴 2조3000억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비주택 부문의 성과도 눈에 뜁니다. 상사부문의 경우 로봇청소기 신제품(드리미) 판매 호조와 철강내수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00% 상승했고 스포렉스는 코로나19 정상화로 영업이익(13억원)이 44.4%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은 '종합 개발자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를 목표로 2025년까지 매출액 3조8000억원, 영업이익 2900억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앞서 코오롱글로벌이 인적 분할과 관련해 내놓은 IR보고서를 보면 코오롱글로벌은 서울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자사 ‘하늘채’ 브랜드를 확장하는 한편 육상·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하고 수처리·폐기물과 OSC(모듈러 건축 등) 사업과 같은 신사업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표= 코오롱글로벌)
 
시장에서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올해 건설 부문 실적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인적분할로 인해 차입과 투자부담은 경감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회복이 쉽지는 않겠으나 올해 자금조달 완료로 추가 실적 하락 리스크는 낮은 상황”이라며 “원자재 가격 급등과 같은 비용 증가 요인과 비주택 매출 비중 증가에 따른 매출 원가 악화 등 건설부문 실적 둔화로 올해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내년부터 매출액·영업이익 성장은 재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원자재·분양시장이 안정화할 경우 실적 회복이 가능하고 비주택 공종 수주 확대와 풍력·수소·모듈러 등 신사업 가시화도 기대할 만한 요인이라는 판단입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수입차·오디오 유통부문 인적분할로 외형은 축소되나, 차입과 투자부담은 경감됐다”면서 “인적분할로 자기자본 규모가 감소할 전망이나, 분할신설법인에 대한 차입금 이전도 수반됨에 따라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의존도가 감소하는 등 재무안정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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