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불안 최고조"…수도권 깡통전세 주의보
올해 1분기, 전월세 거래 중 55%가 월세
깡통전세 경각심…연립·다세대 전세가율 '빨간불'
실제 보증사고 증가세…사고액 1조원 돌파
입력 : 2023-05-19 06:00:00 수정 : 2023-05-19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는 직장인 한모 씨(30세·여)는 원룸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월세를 구하자니 매달 나가는 돈이 부담스러워 저리 대출제도를 활용해 전셋집을 알아볼 생각이었습니다. 최근 뉴스에 나오는 전세사기 피해 사례를 보니 큰돈을 맡겨도 될지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전세사기 피해가 잇따르며 전세 공포가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입니다. 전세를 기피하고 보다 안전한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보증부월세·반전세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은 54.9%로 절반을 훌쩍 넘겼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세 비중(48%) 대비 6.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서울 강서구 빌라 밀집지역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서울 등 수도권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로 깡통전세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을 보면, 최근 1년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세가율은 전국 81.2%, 수도권 82%로 위험 주의보가 켜졌기 때문입니다. 지방은 이보다 낮은 75.6%를 보였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전세가율은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을 말합니다.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기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깡통전세 위험이 높다고 평가하죠.
 
경기 지역의 전세피해 위험주택은 2만2000여가구에 달했습니다. 경기도 조사 결과 올 2월 기준, 5가구 이상 다주택자 보유주택 중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곳은 2만1974가구로 집계됐죠.
 
이중 전세가율 △80%대 8545가구 △90%대 6233가구이며 100% 이상으로 전셋값이 매맷값을 넘긴 곳은 7196가구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국 전세보증사고 건수는 올해 1월 968건에서 2월 1121건, 3월 1385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지난달 1273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1000여건을 웃돌았습니다. 이중 대부분인 1120건이 수도권에서 발생했습니다. △인천 459건 △경기도 374건 △서울 287건 순입니다.
 
보증사고는 전세계약 해지 또는 종료 후 한달 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전세계약 기간 중 해당 주택의 경·공매로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말합니다.
 
전국 전세보증사고 금액은 매달 2000억원을 넘기며 4개월 만에 1조830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한 해 전세보증사고액이 1조172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보증사고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거래가 늘고 있기도 하다"면서 "전세가 불안하다면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해 전세보증금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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