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크래프톤이 대표 타이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앞세워 인도 시장 재공략에 나섭니다. 모바일 게임 인구만 6억명에 달하는 인도 시장에 꾸준히 공을 들여온 노력의 결과가 호실적으로 돌아올지 주목됩니다.
크래프톤(259960)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인도 정부로부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 차단 해제를 승인받았습니다. 지난해 7월 인도 현지 앱 마켓에서 BGMI가 퇴출된 지 약 10개월만입니다. 크래프톤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현지 앱 마켓에 재등록해 운영 정상화에 나설 방침입니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를 10개월만에 재개한다. (사진=크래프톤)
이번 서비스 재개까지 BGMI는 여러 곡절을 겪었습니다. 당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글로벌 퍼블리싱 권한을 갖고 있던 중국의 텐센트가 인도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요. 2020년 10월 인도 정부는 돌연 '배그 모바일'을 퇴출시켰습니다. 당시 인도와 중국 간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이 배경이 됐지요.
배그 모바일 전체 매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상회할 만큼 크래프톤에게 인도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었는데요. 이때부터 크래프톤은 인도 법인을 신설하고 인도 시장만을 겨냥한 BGMI를 개발, 이듬해 7월 정식 출시했습니다.
BGMI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출시 일주일만에 누적 이용자 수 3400만명을 달성했고, 44일만에는 누적 다운로드 5000만을 돌파했습니다. 그해 연말에는 구글플레이의 '2021년 올해를 빛낸 베스트앱과 게임'에서 인도 지역의 '올해의 베스트게임'과 '올해를 빛낸 경쟁 게임'에 선정됐지요.
크래프톤은 BGMI의 누적 이용자 수 1억명을 기록한 출시 1주년을 맞아 "성공적인 첫 해를 보냈다"고 자축을 했는데요, 이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 인도 정부로부터 또 다시 서비스 중단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크래프톤의 어닝쇼크를 야기한 주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크래프톤은 인도에 대한 구애를 이어갔습니다. 컨퍼런스 콜 등을 포함한 여러 자리에서 "크래프톤에게 인도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SNS를 통해 서비스 재개를 요청, 요구, 지지하고 있다"면서 "서비스 재개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인도 관계 당국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인도의 게임 개발사,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며 행동으로도 인도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달 초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다소 개선된 기류가 포착됐습니다. "BGMI에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다면 모바일 사업 방향성이 바뀔 수 있다고 본다"는 언급이 있었던 것인데요. 이는 그간 "논의는 계속하고 있지만 정상화 시점을 속단하긴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온 것과 확실히 온도차가 느껴지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열흘 뒤 인도에서의 서비스 재개 소식이 마침내 공식화됐습니다.
크래프톤은 BGMI 서비스 재개와 함께 이스포츠 대회도 재개해 이용자 수와 매출 실적 등 주요 지표를 예년 수준으로 조속히 복구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가 한국과 인도의 수교 50주년인 만큼, 크래프톤은 BGMI를 통해 양국의 동반자 관계 강화와 기술 협력에 앞장서겠단 방침입니다.
또한 이는 크래프톤의 하반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분기 크래프톤은 신작 부재 속에서도 스테디셀러 타이틀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선전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PC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 급증하며 모바일 매출 하락의 영향을 상쇄시켰습니다. BGMI 서비스 중단이 모바일 사업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만큼, 인도 시장 재공략의 효과에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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