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일로' 가전양판점…더위 마케팅에 사활
가전양판점 업계, 이커머스 시장에 주요 수요층 뺏겨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악화…전자랜드는 부채 비율 95% 달해
이른 무더위는 반등의 기회…올해 실적 가늠자 될 수도
입력 : 2023-05-25 06:00:00 수정 : 2023-05-25 0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주요 가전양판점 업체들이 최근 경기 침체, 가전 수요 감소 등으로 침체일로를 걷는 모양새입니다.
 
이들 업체는 2010년대까지만 해도 전자제품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전문성이 부각되며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 이후 급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에 주요 수요층을 뺏기면서 실적이 나날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 업체는 최근 찾아온 이른 무더위를 반등의 기회로 삼고 마케팅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입니다. 업계 역시 이번 마케팅의 성공 여부가 올해 가전양판점 시장의 흐름을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사실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는 최근 재무제표 흐름이 좋지 않습니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6261억원으로 1년 새 25.6% 금감했습니다. 또 영업손실은 258억원으로 전년 동기(-82억원)보다 3배가량 확대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도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로 가전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손익 구조 효율화 작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자랜드의 경우 비상장사로 분기 실적 공개는 의무가 아닙니다. 다만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자산 총계가 2113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이중 부채 총계는 2012억원으로 전체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95%에 달합니다.
 
이 같은 가전양판점 업계의 고전은 경기 침체에 따른 가전제품의 수요 감소 여파도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수요 증가에 따른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과 밀접히 맞닿아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온라인을 통해 가전 제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보니 굳이 양판점을 들를 필요가 사라진 것이죠.
 
더욱이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백화점 채널도 빠르게 경쟁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양판점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업체들은 이번 때 이른 무더위를 기회로 삼아 마케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6~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40%로 관측됐습니다. 특히 지난 16일 강릉 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치솟고 대구도 33.6도까지 오르는 등 이른 봄 더위가 찾아온 상황입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고효율 가전 대상 할인 행사에 나섭니다. 또 전자랜드는 각 제조사별 이월 상품을 최대 30% 할인하는 창고 대방출 행사를 실시합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가전양판점의 경우 온라인 시장으로의 흐름 전환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업계인데, 때 이른 무더위로 조금은 전열을 재정비할 기회가 생겼다"며 "특히 에어컨의 경우 다른 전자 제품 대비 마진이 높다. 이번 여름의 매출 흐름이 이들 업체의 올 한 해 전체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용산본점에 진열된 선풍기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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