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군림하던 '한화오션' 패권경쟁 예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2조원 유상증자로 대주주 등극
실무협의체 '성과금 협의' 종료…노조, 과반수 찬성 가결
"한화오션, 국내 조선업 '지각변동' 이룰 수 있을지 기대"
입력 : 2023-05-25 17:06:02 수정 : 2023-05-25 19:02:14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한화(000880)그룹 품에 안겨 '대우' 간판을 지우고 한화오션으로의 새시작을 알렸습니다. 한때 국내 '조선업 빅3(HD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한화오션)' 체제에서 세계 조선업 1위 이름을 올린 대우조선이었습니다. 다만, 연속 적자와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HD한국조선에 1위 자리를 빼앗긴 지 오래입니다. 올해 역시 HD한국조선이 수주 목표치 66%를 기록하며 '쾌속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열세 위치이던 한화오션의 본격적인 패권경쟁 시점은 언제일지 주목됩니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에 올라간 모든 안건들을 지난 23일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과거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시작해 1978년부터 사용해 온 '대우' 간판을 45년만에 떼고 한화오션으로 사명를 변경했습니다. 한화는 지난해 12월16일 대우조선의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6개월여 만에 결합을 성공했습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등 5개 계열사가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하고 대주주로 등극했습니다. 기존 대주주였던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55.68%에서 28.21%가 됐습니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선임됐습니다. 정유와 석유화학, 에너지 전문가로 알려진 권 대표이사는 한화그룹 핵심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와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는 사내이사직을 맡게됐습니다. 김 전 대표는 상선사업부장을, 정 전 대표는거제사업장 총괄을 각각 담당합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한화오션의 가장 큰 해결과제로 불리는 경영 정상화 작업을 착수합니다. 김 부회장은 해외시장 확장에도 공을 들일 계획입니다.
 
실제로 한화오션의 현 재무구조 상황은 심각합니다. 대우조선은 올 1분기 628억원 적자를 내면서 10개 분기 연속 적자고리를 이었습니다. 부채비율은 1858%이며 최근 2년간 적자 규모는 3조3683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수주 목표치 현황에서도 꼴찌입니다. 한화오션은 현재 올해 연간 수주목표치 69억8000만달러 중 10억6000만달러를 수주해 15.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선종 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 창정비 1척 등 총 5척입니다. 
 
반면, HD현대(267250)의 조선 지주사인 HD한국조선은 조선업 호황 이후 '수주 풍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대미포조선(010620)은 이날  1223억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에 대한 추가 수주계약 쳬결을 추가로 공시하면서, HD한국조선은 현재까지 올해 연간 수주목표치(157억4000만달러) 대비 66%를 달성했습니다. 선종별로는 △PC선 27척 △탱커선 3척 △컨테이너선 24척 △LNG운반선 16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4척 △중형가스선 2척으로 총 86척을 주문받았습니다.
 
한화오션의 올 2분기 실적 추정치(시장 컨센서스)도 적자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은 59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경우 대우조선은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잇는 겁니다. 하지만 HD한국조선의 2분기 영업익은 102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지난해 3·4분기 흑자전환을 이룬 HD한국조선은 지난 1분기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19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기존 대우조선해양이라 적힌 크레인에서 사명이 지워진 모습. (사진=한화오션)
 
한화-대우조선 노조, '성과금 협의' 끝
 
긍정적인 건 한화오션 노동조합과의 성과금 협의가 마무리됐다는 겁니다. 한화오션 노조는 이날 오전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한화의 장기근속자 포상제도 안건 수용을 가결했습니다. 조합원 총원 4807명 중 4382명의 투표인원에서 찬성 2328명, 반대 2041명, 기권은 13명으로 찬성표가 과반수를 넘겼습니다. 
 
당초 노조는 한화의 결합 과정에서 인수 위로금 지급을 요구했으나, 한화는 경영 상황을 고려해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따라서 지난 19일 실무협의체를 개최해 목표매출 달성 시 기준 임금 300%(현금 150%·주식 150%)에 해당하는 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합의됐습니다. 
 
또 한화의 장기근속 포상제도를 대우조선 임직원에게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10년 근속자는 본봉 50%·순금 10돈·휴가 3일을, 20년 근속자는 32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순금 20돈·휴가 5일을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30년 근속자에게는 44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과 순금 30돈에 휴가 7일이 지급됩니다. 
 
한화오션의 남은 과제는 기본금 중심의 2023년 임직원 임금협상입니다. 아울러 최근 핵심 인력 유출 등에 따른 인력 확보도 넘어야 할 산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는 "한때 글로벌 조선 1위에 빛났던 대우조선해양의 신화를 이제 한화오션의 이름으로 재현해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글로벌 조선 1위 역사를 썼던 저력과 여러 산업 분야 경험이 있는 한화가 만나 멀지 않은 미래에 국내 조선업계 판도를 변화시킬 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오션 노조가 이날 오전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성과급 지급' 관련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사진=한화오션 관계자 제보)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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