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크레딧시그널)HD현대오일뱅크, HPC 투자 끝…재무부담 완화
2020~2022년 HPC 건설 위해 CAPEX 4조7000억원 투입
2022년 총차입금 8조5620억원으로 불어나
투자 마무리와 영업현금흐름 창출로 재무부담 완화
입력 : 2023-06-05 18:01:31 수정 : 2023-06-05 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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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인택 기자] HD현대오일뱅크는 신규설비 투자와 운전자금 확대로 차입금이 확대됐으나, 양호한 영업현금창출을 통해 재무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무보증사채에 대한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 AA-(안정적)을 유지했다. 신평사들은 우수한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한 사업안정성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분기 기준 하루 52만배럴의 대규모 정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별도 회사의 사업은 정유업에 국한되어 있으나 HD현대쉘베이스오일, HD현대케미칼, HD현대오씨아이 등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윤활기유, 석유화학, 카본블랙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수익구조는 국내외 수급상황에 연계된 정유부문 정제마진과 화학 및 윤활유부문의 주요 제품 스프레드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원유 중심의 원재료비가 제조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원유 가격의 등락이 거듭되는 원가구조 특성상 원유 구입 시점과 판매 시점의 가격 차이, 기말 재고자산, 환율에 따른 변동성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현대오일뱅크의 재무부담은 2020~2022년에 걸쳐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011170)과의 JV인 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분해설비(HPC)에 자본적지출(CAPEX) 4조7000억원을 투입한 탓이다.
 
HPC는 원유 정제 공정에서 발생하는 중질유를 활용해 에틸렌 초산비닐(EVA),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단지다. 보통 석유화학제품 생산 원료는 나프타를 사용하고 있으나 HPC에서는 나프타 대신 원유 찌꺼기로 불리는 중질유를 원료를 투입할 수 있어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에도 HPC 건설에 집중한 이유다.
 
다만, HPC 설비투자 여파로 현대오일뱅크의 차입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HPC 투자가 시작된 2020년 연결기준 CAPEX는 2조153억원으로 전년대비 130.0% 폭증했다. CAPEX 부담은 2021년 1조6875억원, 지난해 9759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현대오일뱅크의 HPC 준공 시기는 2021년 말로 알려졌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상업생산을 줄곧 미뤄왔다. 지난해 10월이 되어서야 공식적으로 상업생산에 돌입했는데, 준공 이후 상업생산 시기까지 보수 작업과 시운전 등 영향으로 경상적 CAPEX를 소폭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CAPEX 부담은 고스란히 현대오일뱅크의 차입부담으로 이어졌다. 2018~2019년 총차입금이 각각 3조4298억원, 4조3516억원으로 나타났으나 HPC 투자가 시작된 2020년 6조6846억원으로 불어났고 2022년에는 8조5620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CAPEX와 차입부담 확대는 올해 1분기까지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HPC 투자가 일단락되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조정영업현금흐름(OCF)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2022년 OCF는 1조6227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OCF 개선에 따라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 256.5%에서 1년 만에 208.9%로 떨어졌고, 순차입금의존도는 46.7%에서 40,2%로 하락했다. 지표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향후 잉여현금흐름(FCF)이 개선될 것으로 신평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신규설비 투자 일단락 이후 CAPEX 감소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잉여현금흐름 창출을 통한 재무부담의 점진적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홍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수요 약세로 정제마진은 2022년 대비 하락하겠지만, 제한된 증설 부담과 휘발유 및 항공유 수요에 힘입어 절대적으로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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