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법·방송3법 '재추진'…부자감세는 '물거품'
민주, 법안 처리 주도권 확보…폐기 법안 되살린다
세법 개정 필요한 감세 정책, 국회 문턱 못 넘어
입력 : 2024-04-12 17:26:22 수정 : 2024-04-12 18:27:41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4·10 총선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200석 가까운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하면서 민주당의 정책 법안 추진 동력은 보다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혀 폐기된 주요 정책 법안들 역시 차기 국회에서 재추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대로, 윤 대통령이 총선 직전까지 개최한 '민생 토론회'에서 약속한 선심성 정책들은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범야권이 총선 포퓰리즘(대중 영합의주)의 대표 격인 '감세 정책' 등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향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불통'의 이미지만 쌓아왔던 지난 2년과는 다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1월6일 종로구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거부권거부전국비상행동이 주최해 열린 '거부권 남발 윤석열 정권 거부한다! 긴급행동'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거부권 법안 9개…재추진 카드 '만지작'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거부권을 사용한 법안은 총 9개입니다. 지난해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간호법 제정안(2023년 5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2023년 12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2023년 12월),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특검법·2024년 1월), 이태원 참사 특별법(2024년 1월) 등 야권 주도로 통과된 법안들을 모두 거부했습니다. 국회로 돌아온 법안들은 총선 이후로 재표결을 미뤄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제외하고는 모두 폐기됐습니다. 
 
민주당은 총선 과정에서 거부권 법안들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내보였습니다. 대체로는 '김건희 특검법'처럼 윤석열정부를 정조준할 수 있는 내용들을 거론했지만 방송3법, 양곡관리법 등 윤석열정부가 반대했던 정책 법안들도 일부 후보들의 공약에 포함되며 재추진 가능성이 점쳐졌습니다. 
 
이 중 가장 먼저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양곡관리법입니다. 지난 1월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단독 처리했는데요.
 
쌀 초과 생산량이 수요 대비 3~5% 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이상 하락할 때 과잉 생산된 쌀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고, 쌀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생산자에게 차액을 지원하는 가격보장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합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 대비 완화된 내용을 담았습니다. 민주당 후보 중에서는 박수현 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이 양곡법 개정과 농산물 가격안정제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방송 3법은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민주연합에서 재추진을 약속했습니다. 언론개혁정책 중 하나로 '방송 3법의 개정'을 제시했던 것인데요. 이들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공영방송의 비정상화를 바로잡기 위한 내용을 보완해 추진할 것"이라며 "정권을 대리하는 경영진이 공영방송 제작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방송 3법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표' 감세 정책은 '올스톱'
 
반면, 정부가 추진하려는 상속세·법인세 인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의 감세 정책들은 추진 동력을 잃을 전망입니다. 세법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입법을 거쳐야 하는데, 야당의 동의가 없으면 통과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 투자로 얻은 수익에 매기는 세금인 금투세의 경우 당초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폐지를 공식화했습니다. 정부는 또 최고 세율이 50%에 이르는 국내의 상속세 부담이 해외에 비해 과도하다는 인식으로 상속세 개편 의지를 보여왔고, 기업의 부담을 덜어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법인세 추가 인하도 단행하려 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들을 위해서는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법인세법 등의 개정이 필요한데 정부의 행보를 '부자감세'라고 비난해 온 민주당이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은 없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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