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인 식탁물가에 커진 불확실성…금리인하 '고차방정식'
소비자물가 2%대 흐름에 금리인하 기대감 '솔솔'
먹거리·유가 불안 상존에 통화정책 전환 시기 '고민'
입력 : 2024-06-04 17:06:56 수정 : 2024-06-04 18:44:0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 흐름을 유지하면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조심스레 흘러나옵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전망치인 2.5% 수렴에 가깝게 흘러가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는데요. 문제는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를뿐더러, 섣불리 판단할 수도 없다는 점입니다. 불확실한 중동 정세에 언제든지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데다, 환율 불안 등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소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 각자도생의 시대'가 본격화한 가운데, 통화정책 운용을 둘러싼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5월 소비자물가 2.7% '주춤'…두 달 연속 2%대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했습니다. 5월 물가는 지난해 7월(2.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대(3.1%)로 올랐다가 4월(2.9%)부터 2%대로 내려왔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흐름을 유지한 배경에는 그동안 물가 상승을 견인했던 신선식품 오름폭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17.3%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전월에 비하면 3%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는데요. 기상 여건이 좋아지면서 전월 대비 신선채소 가격이 8.7% 낮아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2.0% 증가에 그쳤다는 점이 고무적인데요. 정부는 이를 근거로 물가 흐름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3월을 정점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2% 초·중반대로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먹거리·유가 '변수'…금리인하 시점 '안갯속'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트렌드가 잘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뒤따릅니다. 실제 5월 소비자물가를 품목별로 보면 먹거리 가격과 국제유가 불안이 물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였는데요.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19.0% 올라 전체 지수를 0.69%포인트 끌어올렸는데, 지난해 작황 부진에 따른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사과(80.4%)와 배(126.3%) 등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된 영향이 컸습니다. 
 
또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된 석유류 물가상승률도 3.1%로 나타나 전월(1.3%)보다 오름세가 확대됐습니다. 여기에 중동 분쟁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으면서 언제든지 국제유가를 자극해 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는 불안 요소도 상존한다는 평가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하는 한국은행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인데요. 현재 세계 각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긴축 대오에 합류했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각자도생에 나섰습니다. 각국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눈치 싸움이 치열하면서 한국 역시 갈림길에 선 상황입니다.
 
그러나 국내 농산물 가격뿐 아니라 유가까지 들썩이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금리를 내리면 자칫 인플레이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고환율 장기화는 자본 유출 우려를 높인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국내외 경기흐름, 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가는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2%대 물가 조기 안착' 목표를 위해 이달 종료 예정인 바나나·파인애플 등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하반기까지 연장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무·양배추 등 채소류 4종에도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 또는 연장해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 후반으로 둔화하는 흐름인 가운데,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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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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