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자 34% 임금 줄었다…중소→대기업 '하늘 별따기'
재작년 '엔데믹'에 이직 활발…연령 낮을수록 이직률↑
중소서 대기업 이직 12% 그쳐…'계층 간 이동' 제한
입력 : 2024-06-05 16:46:02 수정 : 2024-06-05 18:19:2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코로나19가 완화된 2022년 당시 근로자들은 이직이 활발했지만, 직장을 옮긴 월급쟁이 3명 중 1명은 임금을 낮춰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직장을 옮긴 근로자는 전체 이직자들의 12%에 그치면서 중소기업으로 경험을 쌓은 뒤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직 사다리' 사례가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으로 추진하는 '역동 경제'를 통해 세대·계층 간 이동을 활성화하고 있지만, 현실은 계층 간 이동이 여전히 제한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대 이직률 가장 높았다…60대 이상도 14.7%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일자리이동통계'에 따르면 재작년 등록취업자는 2607만7000명으로 전년 보다 2.2%(56만7000명) 증가했습니다. 등록취업자는 4대 사회보험 등 행정자료에 기반해 파악된 근로자인데요. 등록 취업자는 △새롭게 사회보험에 가입한 '진입자' △동일한 직장에 재직 중인 '유지자' △직장을 옮긴 '이동자'로 구분됩니다. 
 
재작년 진입자 수는 391만1000명으로 전년 보다 2.9%(11만6000명) 감소했고, 유지자는 1798만7000명으로 2.8%(48만6000명) 늘었습니다. 특히 이동자는 415만9000명으로 5%(19만7000명) 늘었는데요.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5년간 흐름을 보면 일자리 이동, 즉 이직은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라며 "유지자는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직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였습니다. 29세 이하 청년이 22.1%로, 5명 중 1명 이상은 이직한 셈입니다. 이어 30대(16.6%), 60세 이상(14.7%) 순으로 이직률이 높았습니다. 반면 40대 이상부터는 동일 일자리를 유지하는 경향이 강했는데요. 동일 일자리 유지율은 40대(76.2%), 50대(75.6%), 30대(70.8%)에서 높았습니다.
 
아울러 일자리를 이동한 임금 근로자의 65.1%는 임금을 올려 이동한 반면, 34.0%는 임금을 낮춰 옮겼습니다. 이직자 3명 중 1명이 월급을 낮춰 이동한 셈입니다. 임금이 증가한 일자리로 이동한 비율을 성별로 보면 여자(66.4%)가 남자(64.2%)보다 높았고, 연령별로 보면 △29세 이하(70.0%) △30대(68.4%) △40대(64.7%) 순으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월급을 높여 이동한 비율이 높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줄어든 '이직 사다리'…무늬만 '역동 경제'
 
눈에 띄는 것은 이직자 중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긴 비율이 12%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중소기업에서 이직이 가장 활발했지만, 대기업으로의 문턱은 높았는데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향한 근로자는 12%인 반면, 81.9%는 이직 뒤에도 중소기업에 재직했습니다. 대기업 출신 38.1%는 다시 대기업으로, 56%는 중소기업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같은 통계는 중소기업으로 경험을 쌓은 뒤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직 사다리' 사례가 줄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정부는 현재 경제정책방향으로 '역동 경제'를 역점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달 1일에는 '역동 경제' 구현의 원동력이 될 '사회 이동성 개선' 대책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대책에는 사회 전반에서의 '계층 이동 사다리'가 사라진 것이 우리나라 경제의 역동성을 떨어뜨린다는 문제 인식에 따라 여러 방안들이 담겼는데요.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청년과 여성에 양질의 일자리·근로 환경을 보장해 소득 상향이동 기회를 확충하고 저소득층 교육 기회 확대와 맞춤형 자산형성을 지원해 계층 간 이동이 가능한 사다리를 놓겠다는 복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계층 간 이동'이 여전히 제한된 모습이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 이동성 개선이 얼마나 이뤄질지 미지수입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동소득이 가구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려면 양질의 일자리와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 교육개혁이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하 교수는 이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노동시장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공교육에서 사교육으로 교육 기조가 이동하며 재산에 따라 주어진 기회도 달라진다. 교육 기회의 평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정보보호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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