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하이브리드 전성시대?…실상은 'MHEV'
올해 수입차 판매 절반이 하이브리드
실제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85% 차지
연료 효율 및 배출가스 저감 효과 떨어져
MHEV로 친환경차 판매 포장 '소비자 혼란'
입력 : 2024-06-07 14:59:10 수정 : 2024-06-07 17:37:54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올 들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며 대세로 떠올랐지만 하이브리드 대부분이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HEV는 오염 물질을 내뱉는 정도가 일반 내연기관차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친환경차로 분류되지 않는데요. 수입차 브랜드들은 MHEV를 앞세워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어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혼란이 우려됩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4만8018대로 전년동기대비 44.7% 증가했습니다.
 
올해 수입 마일드 하이브리드 판매량.(그래픽=뉴스토마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2913대까지 합치면 총 5만931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10만352대)의 50.8%에 달합니다.
 
이 같은 수치에는 허점이 있습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하이브리드 판매량에 MHEV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로 집계해 발표하지 않죠.
 
MHEV 판매량을 집계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입 MHEV 판매량은 4만1086대입니다. 결국 올해 팔린 하이브리드(4만8018대)의 85.5%가 MHEV인 것이죠. 통상 하이브리드로 알려진 풀하이브리드(FHEV)는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7% 수준 밖에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MHEV는 기존 내연기관 구조에 48V 배터리 시스템과 작은 전기모터가 더해집니다. 전기모터만으로는 주행이 불가능하고 엔진 힘을 보조하는 역할 정도에 그칩니다. FHEV나 PHEV와 비교해 연비 개선 효과가 작고 오히려 내연기관차 연비와 비슷합니다. MHEV가 친환경차로 분류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보조금이나 세금 혜택도 전혀 없죠. 
 
MHEV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랜드로버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주로 생산합니다. 국내에서 FHEV를 판매하는 수입차 브랜드는 토요타, 혼다 정도입니다.
 
FHEV는 전기모터로만 구동할 수 있습니다. 힘이 적게 필요할 땐 전기모터로만 움직이고 힘이 크게 필요하면 엔진을 함께 사용하죠. 연료효율도 내연기관에 비해 월등하고 이산화탄소 등 배출가스도 적게 냅니다. 전기 충전을 할 수 없고 내연기관처럼 기름만 넣고 달리면 돼 충전이 불편한 전기차 대안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사진=JLR코리아)
 
다만 이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술적 부담이 크고 배터리 용량이 커 가격이 내연기관 대비 비쌉니다. MHEV는 배터리가 작아 내연기관 플랫폼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찻값 상승도 제한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높은 환경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개발돼 부품이나 구조가 단순하다"며 "배출가스 규제에 빠르게 대응하려는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우선 도입한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 수입차 브랜드들은 MHEV를 앞세워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볼보의 경우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만 판매하고 있는데 올해 판매량에서 88.9%가 MHEV입니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하이브리드 대부분이 MHEV인 만큼 소비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정확한 집계와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국산차의 경우 제네시스만 G90과 GV80에서 MHEV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모델명은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MHEV는 무늬만 하이브리드로 연비 개선이나 탄소 배출 저감에 한계가 있다"며 "현재는 MHEV를 하이브리드로 포장해 소비자한테 알려줘 객관성이 떨어지는 만큼 세부적으로 구분해서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내 자동차 시장은 하이브리드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고 있지만 아직 충전 인프라가 불편한 만큼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만을 모은 하이브리드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2019년 10만4094대에 불과했던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지난해 39만898대로 급성장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12만1962대가 팔렸습니다. 현대차(005380) 그랜저는 가솔린 모델보다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더 높습니다.
 
제네시스는 내년 이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하려던 전략에서 하이브리드 생산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시장이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제네시스의 전동화 전략도 변경되는 분위기입니다. KG모빌리티도 토레스 기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친환경을 지향하면서 연비는 좋고 중고차 가격도 높게 받을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하이브리드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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