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보호 뒷전인 고용노동부
웹툰노조, 자체 노동실태 조사 나서
앞서 콘진원 조사서 근로계약서 비율 10%
정작 고용노동부는 해당 계약 불인정
고용노동부 "담당부처 아냐"
하 위원장 "방법 있는데 외면"
입력 : 2024-06-11 14:07:26 수정 : 2024-06-12 13:57:34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웹툰작가 노조가 웹툰작가의 근로시간과 최저임금 조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태조사 결과 주당 90시간, 100시간 일을 했다는 웹툰작가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는데요. 근로계약서의 헛점에 대한 증언과 함께, 고용노동부가 웹툰작가의 노동 현실을 외면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11일 웹툰작가노동조합(웹툰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웹툰작가의 근로시간과 최저임금에 관한 실태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총 3차로 진행되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현재 1차 포커스그룹 인터뷰가 진행중입니다. 2차 질의응답조사 및 동일 샘플이미지 평가 방식, 3차 실시간 작업 소요시간 실험도 추후 진행될 예정입니다. 
 
하신아 웹툰작가 겸 웹툰노조 위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에서 열린 '특고·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방안 언론 설명회'를 통해 포커스그룹 인터뷰 증언 중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민주노총 언론설명회.(사진=뉴스토마토)
 
이날 공개된 증언에 따르면 A 작가는 인물 및 배경 전체 채색 업무를 하루 18시간 이상, 5일 동안 근무해 1회차 분량을 완성했습니다. 이렇게 매달려 1회차 분량을 완성하고 받은 임금은 25만원입니다. 숙련자가 된 이후 하루 18시간 이상 일하면 3일 안에 1회차 분량을 완성하게 되자 생계를 위해 두 작품 이상 매일 18시간 노동을 했습니다. 결국 A 작가는 고강도 업무에 시달리다 복합통증증후군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B 작가는 채색 밑색을 하는데 페이지당 1000~2000원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명암까지 넣으면 얼마가 추가되는 방식으로 고료를 정산 받았습니다. 3개월 만에 해고 통지를 받은 B 작가는 노동청에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프리랜서끼리는 계약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소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영상.(사진=하신아 위원장 제공)
 
하 위원장은 작가들의 사례를 공개하면서 "고용노동부는 담당부서가 아니라고 했다"며 책임을 미루고 있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웹툰 노조의 이야기를 듣고 콘텐츠진흥원을 통해 그림, 채색 등 파트별로 이미 실태 조사를 한 상태인데, 이 자료에 기반한 내용조차 고용노동부에선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 위원장은 "콘진원에서 웹툰작가 실태조사, 사업체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웹툰작가가 세금을 내고 고용보험료를 내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가 쌓여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우리보다 조사를 더 잘할 수 있음에도 자료가 없다고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근로계약서를 고용노동부가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빈번하다고 짚었는데요. 하 위원장은 "근로계약서를 쓰는 비율도 10%로 나오는데 근로계약서를 썼음에도 고용노동부에서 인정을 안해줬다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방법이 있는데 실천하지 않는 건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고 밖에는 생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계약서 불인정 문제는 근로성과 종속 여부가 사례마다 다르기 때문이라는 입장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근로자라 함은 사업자에 종속 노동을 하는 사람인데 시각에 따라서 종속 노동으로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사업주가 누구인지, 종속 노동을 한 것인지, 출퇴근을 하면서 시간을 정해 일정 시간 지시를 받으면서 노동을 했는지를 케이스별로 따져 봐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웹툰작가의 경우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으로 보는 경우가 있어 문체부에서 실태 조사 등을 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2023 웹툰작가 실태조사 보고서.(이미지=실태조사 보고서 캡처)
 
이밖에도 콘진원의 실태 조사 자료가 나왔지만 이 역시 웹툰작가의 실상을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는데요.
 
지난해 11월 콘진원이 발표한 '2023 웹툰 작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주일 중 창작을 하는 평균 일수는 평균 5.8일로 조사됐습니다. 6일을 답한 응답자가 36.9%로 가장 높았고 7일(33.1%), 5일(18.5%), 4일 이하(11.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일주일 중 창작하는 날의 평균 소요 시간은 9.5시간이고, 8~9시간이 28.4%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어 10~11시간(27.4%), 8시간 미만(19.5%), 12~13시간(15.5%), 14시간 이상(9.1%) 순이었는데요.
 
앞서 언급한 A 작가 사례와 콘진원 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평균 소요 시간 및 작업 시간에서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에 웹툰노조는 콘진원이 동일 샘플로 평가하지 않는 등 실태 조사에 대한 해석 견해 차이가 커 직접 실태 조사에 나선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노총 언론설명회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왼쪽) 하신아 웹툰노조위원장(오른쪽).(사진=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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