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방송가 드라마 시장, 활로는 '숏폼'
숏폼 드라마 업체, 투자 유치에 적극적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올해 9조 예상
드라마 회당 제작비 20억…숏폼 50회 제작비 1억
입력 : 2024-06-25 15:23:35 수정 : 2024-06-25 16:52:1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최근 방송사들의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드라마 제작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기존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20억원, 총 제작비로 보면 200억~300억원을 훌쩍 웃돌기 일쑤인 반면, 광고시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드라마 제작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최근 숏폼 드라마 전문업체들이 숏폼 드라마 시장 활로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숏폼 드라마 전문업체 폭스미디어는 시리즈A 투자 유치에 나섰습니다. 폭스미디어는 네오리진(094860)이 2021년 7월 인수한 폭스게임즈의 전신으로, 현재 사명을 바꾸고 콘텐츠 사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탑릴스.(사진=폭스미디어)
 
1~2분짜리 드라마, 중국·미국서 각광
 
폭스미디어가 투자 유치에 나서는 시리즈A는 시장의 검증을 거친 뒤 시제품을 가지고 나서는 단계로, 창업 2~5년차 기업이 주로 찾는 벤처캐피탈 투자의 첫번째 단계입니다. 폭스미디어는 설립 연도가 2016년이다 보니, 새로 법인을 만든 후 현재 운영 중인 플랫폼 '탑릴스'를 이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숏폼 드라마는 1~2분 내외의 짧은 길이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지칭합니다. 빠른 서사 전개가 특징으로, 보통 총 50~100회로 구성돼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 모바일 인터넷 발전 등으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크게 성장하면서 숏폼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는데요. 
 
국내에서는 숏폼 드라마가 아직 단단히 뿌리내리지는 못했지만 해외, 특히 중국에서는 이미 급성장 중입니다. 온라인 숏폼 드라마는 2018년 처음 시장에 등장했는데 중국은 2020년 이 장르를 영상물 심사 체계에 포함했습니다. 이후 2022년부터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됐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2023년 374억위안(7조118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500억위안(9조5165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작년 중국 영화시장 규모가 약 550억위안 수준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숏폼드라마의 성장세가 어느 정도로 빠른지 짐작 가능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도 이미 7조원까지 성장했고 미국 시장도 연간 300%씩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미국 시장이 급성장하다 보니 국내 숏폼 드라마 전문업체도 우선 중국·미국과 협업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폭스미디어는 지난달 27일 미국 상장사 메가 매트릭스가 운영하는 숏폼드라마 플랫폼 플렉스티비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MOU(업무협약)를 체결했습니다. 드라마 제작사 코탑미디어는 지난 22일 홍콩 아시아텔레비전과 숏폼 드라마 10편의 공동제작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폭스미디어는 숏폼드라마 플랫폼 '탑릴스(Top Reels)'와 미국 메가 매트릭스(MPU)가 운영하는 숏폼드라마 플랫폼 '플렉스티비(FlexTV)'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사진=폭스미디어)
 
제작비 적고 BM 다양…업계 "지금이 기회"
 
둘 다 드라마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사실 숏폼 드라마는 콘텐츠 성격 면에서 기존의 드라마와는 완전히 결을 달리 합니다. 무엇보다 짧은 시간에 구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다음 화를 보게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데요. 업계 관계자는 "계속해서 작품을 보게끔 도파민을 자극하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드라마 시장은 중간에 지루하게 이야기를 끌고가다가 클라이막스를 지나 최종화에서 터트리는 방식이다 보니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 점도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기존의 드라마 제작비의 경우 회당 20억원을 넘어가면서 이제 10부작만 찍어도 200억원을 웃도는 실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 20부작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인데요. 반면 숏폼 드라마는 50부작 기준 1억~1억5000만원 선의 제작비가 들어갑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도 제작비는 1억5000만원~2억원선입니다. 
 
적은 제작 비용 대비 회수율도 높은 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4편을 제작해서 그 중 하나만 성공해도 4편의 제작비를 회수하고도 남는다"며 "작년 중국에서 나온 히트작의 경우 매출만 200억원으로 30%의 수익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존의 드라마와과 달리 숏폼 드라마의 비즈니스 모델(BM)도 확실합니다. 예를 들면 '탑릴스'의 경우 숏폼 드라마의 10화를 무료로 제공하는데요. 이후부터는 결제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30초 광고를 보고 드라마를 보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과금을 통한 수익과 광고 수익 모두를 거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드라마 한편을 다 보기 위해서는 6000~8000원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이뤄진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데요. 폭스미디어 관계자는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넷플릭스 한달 이용권을 구매하는 게 합리적인 소비이지만 과금이 일어나고 있다"며 "숏폼 드라마가 독자의 충동구매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기회가 있다고 보는 게, 기존 드라마 시장이 좋지 않은 가운데 숏폼 드라마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시장이 새로운 콘텐츠로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드라마 '오늘 저녁은 너다' 스틸컷. (사진=탑코미디어)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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